[기자수첩] 제과업계의 '달콤살벌'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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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최근 제과업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8월 해태제과가 출시한 '허니버터칩'의 인기돌풍에서 촉발된 이른바 달콤 살벌한 전쟁이다.

허니버터칩이 전례없던 달콤 짭짤한 맛으로 품귀현상까지 빚자 경쟁사들은 앞다퉈 유사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제과업계 강자 농심이 허니버터칩의 대항마로 내놓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원조를 제치는 놀라운 성과를 내면서 농심과 해태간 싸움이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양측의 진흙탕 싸움의 발단은 농심 측이 먼저 제공했다. 얼마 전 농심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제품 출시 한 달만에 80억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하자, 해태도 허니 시리즈 매출이 11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1차 신경전이었다.

이후 농심은 더욱 노골적으로 해태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AC닐슨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월 허니머스타드가 스낵시장 매출 1위에 오른 반면, 허니버터칩은 6위로 떨어졌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해태는 즉각 AC닐슨의 자료는 표본샘플을 뽑아 해당 점포에서 판매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실제 매출과는 차이가 있다고 반박하며, 쏟아지는 유사제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조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과업체들의 치열한 상품출시 경쟁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제과업계 뿐 아니라 업체간 선의의 경쟁은 상호간 윈-윈(win-win) 효과를 가져와 시장경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유사 상품간 매출 경쟁은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과 시장경쟁 측면에서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간 제과업체들이 신상품 개발보다 과거 인기상품 리뉴얼에만 치중해 왔던 행태가 허니광풍의 주요 배경이 됐다는 점은 업계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과업계의 전례없는 '달콤한 전쟁'이 업체간 진흙탕 싸움이 아닌 신상품 개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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