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펀드환매 악몽'…이번에는?
코스피 2000선 '펀드환매 악몽'…이번에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모펀드 오히려 자금유입"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코스피지수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과 유로존 양적완화, 중국의 양회 개막 등의 글로벌 훈풍에 힘입어 5개월 만에 2000선을 재탈환했다. 하지만 이날 기관투자자들의 환매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지수 2000포인트 때마다 반복돼온 환매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7포인트(0.23%) 상승한 2001.3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 2000포인트를 하회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또 이날 시가총액은 1245조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올 들어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 역시 증가세를 보여왔다.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은 연초부터 2개월 연속 4조원대 중반을 기록했으며 최근 5거래일째 5조원대(5일 평균 5조4000억원)를 유지하고 있는 등 증가세가 지속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3조8000억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코스피지수의 양호한 흐름은 외국인의 수급이 뒷받침해주면서 분위기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2220억원(2월25일), 2402억원(26일), 762억원(27일), 1373억원(3월1일), 1868억원(2일)어치 사들였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글로벌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과 중국 양회 개막으로 유동성 및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동성 수혜가 예상되는 선진국(미국, 유럽) 및 아시아권 신흥국 국가(중국, 한국)의 위험자산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가 펀드환매의 시그널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관 투자자들의 ECB 양적완화 시행 기대감이 높아졌던 지난 2월 말부터 2220억원(26일), 1641억원(27일), 850억원(3월1일), 1906억원(2일) 순매도 행보를 보여왔다. 이날에도 기관 중 금융투자가 펀드환매로 2382억원이나 팔아치웠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의 매수세는 글로벌 훈풍의 영향에 의한 것이고, 기관들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기관투자자들의 방향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실적 불확실성에 따른 기관투자자들의 환매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환매 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이 투자하는 공모 주식형펀드는 68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데 반해, 기관 주체인 사모펀드는 오히려 1조1000억원 정도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00포인트를 기관의 환매시그널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수가 올라가게 되면 가장 극명하게 보이는 게 2000선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인데, 이 때문에 기관들의 매도가 더욱 극명하게 부각되는 것 같다"며 "2000포인트를 놓고 기관들의 환매시그널로 인식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