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 부족한 갤럭시노트 마케팅
[기자수첩] 2% 부족한 갤럭시노트 마케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시계추를 지난 해 10월로 돌려보자. TV에서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 모델이 중국의 어느 시골길에서 중국인 남성 두명에게 말을 건낸다. 남자가 '갤럭시 노트4'에 '마파두부'라고 적어보이자 중국인들은 우스꽝스런 말투로 '마파두부'을 연신 외치며 길을 알려준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4 광고 '여행 편'의 한 장면이다. 삼성은 해당 광고를 통해 기기의 활용성에 재미 요소를 더해 효과를 배가시키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광고의 배경이 한적한 시골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등장 인물들의 과장된 몸짓과 말투는 자칫 이를 접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렇다면 삼성의 최대 라이벌 애플의 광고는 어떨까. 애플이 중국에서 방영한 '더 송(THE SONG)'이란 광고는 젊은 여성이 그녀의 할머니를 위해 1940년대 노래를 애플 제품에 담아 선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플 특유의 절제된 메시지에 감성이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축인 삼성과 애플의 마케팅 방식은 저마다의 장점을 갖고 있어 우위를 논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양사 모두에게 중국은 절대 놓칠수 없는 시장이다.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70%를 넘어섰을 정도로 향후 교체 수요까지 풍부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의 미래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현지 시장에 제대로 파고든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이다. 전자업계에서 양강 구도를 자처하는 LG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대륙의 사랑'을 톡톡히 받아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내 시장점유율 싸움에서 애플에 밀리면서 전체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애플의 대화면 전략이 먹혀든 영향이 크겠지만 마케팅 경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해당 광고가 내수용으로 제작됐다는 설명이지만 지난해 방한한 중국인 입국자 수는 440만 명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전략제품 광고로 보기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제 시계추를 현재로 돌려보자. 삼성전자는 정확히 3일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올해 상반기 실적을 책임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공개한다. 제품은 3월내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은 갤럭시 노트4 때처럼 1차 신제품 출시국가에 포함될 것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울 갤럭시S6의 광고는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번 만큼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삼성 수뇌부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