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조용병 체제, '신한사태' 꼬리표 뗄까
한동우-조용병 체제, '신한사태' 꼬리표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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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CEO와 '선긋기'…내부 권력구도 새판짜기?

▲ 그래픽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차기 신한은행장에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전격 내정되면서 신한사태와의 '완전한 결별'을 염두한 한동우 회장의 묘수라는 안팎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18일 정기주주총회를 갖고 조용병 내정자를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17년 3월에 임기를 마칠 예정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만료 시점이 같다.

지난 2012년 연임 당시 3년 임기가 예정됐던 서진원 행장보다 1년 짧은 기간이다. 신한금융은 정관상 신한은행과 카드, 생명 등 전 계열사 사장단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1년씩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서 행장은 중도 퇴임한 전임 행장에 이어 최초 선임시 1년 남짓한 임기를 부여받아 이례적으로 3년 연임된 바 있다.

이번 조 내정자의 은행장 낙점 배경은 신한은행 재직 당시 인정받은 영업능력과 글로벌 업무 감각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우 회장도 "리테일 본부장과 뉴욕지점장, 국제 담당 상무 등의 경력이 강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안팎에서는 지난 2010년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간 권력암투로 비쳐졌던 '신한사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이번 인사의 주된 배경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내정자는 당시 인사담당 부행장으로서 '중립적' 스탠스를 취해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신한사태 직후 선임돼 조직갈등을 어렵게 수습해온 한 회장으로서는 신한사태의 중심에 있던 인물을 새 행장으로 선임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은행장 인사를 계기로 '신한사태' 관련 인사들이 일제히 물러나 한동우 회장의 새로운 친정체계가 구축되는 효과로 이어질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조 내정자와 함께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주요 계열사 사장단의 임기는 올해 만료되며, 이 가운데 신한사태 관련 인사로 분류됐던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는 각각 올해 5월과 8월까지다.

이 사장과 위 사장은 각각 신상훈 전 사장과 라응찬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지만 한 회장 취임 당시 내부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한 '탕평인사'로 계열사 수장직에 선임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이들의 연임 가능성을 섣불리 가늠할 수는 없지만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1년마다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이 취임 이후 5년간 신한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해왔고 최근에는 라응찬 전 회장과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새 행장을 뽑는 과정에서 재차 '신한사태'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건강악화로 행장직에서 물러난 서진원 행장의 추후 회장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서 행장이 건강을 되찾는다면 '큰 직책'을 맡길 수 있다는 한 회장의 언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행장 프리미엄'을 얻게된 조용병 내정자와의 경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승계 프로그램 상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 계열사 사장단도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이를 중시하는 신한 문화를 볼때 다른 CEO들보다 6~7살 많은 서 행장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건강이 담보돼야 할 것"이라며 "임기까지 앞으로 2년이나 남은 만큼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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