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미포조선, 깜짝실적 발표…증권가 '냉랭'
현대重·미포조선, 깜짝실적 발표…증권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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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모멘텀 및 통상임금 불확실성"

▲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대다수 증권사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올해 추가적인 수주 모멘텀이 여전히 불확실한데다, 조선업황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이들 주가의 횡보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23억원, 379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줄은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3조846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9억원, 191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실적에 대해 예상치에 다소 부합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현대미포조선의 경우에는 시장 컨센서스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인 것으로 각각 평가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 3분기 대규모 충당금이 반영됐던 조선사업부에서 소폭의 흑자전환이, 플랜트부문에서는 적자가 크게 감소됐다"며 "특히 해양플랜트는 체인지오더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11.8%를 기록했고, 정유부문은 제품재고 축소와 원유재고 평가손실 미반영으로 흑자기조가 유지돼 상대적으로 선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했다해서 향후 급격한 실적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저수익성은 여전한데다 오는 2016년까지 2%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이라며 "저선가 물량의 투입은 여전하고 최근 수주분의 이익률도 낮은 한자릿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돼 목표주가를 실적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13만원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통상임금 소송 관련 불확실성까지 겹쳐 있어 투자심리가 회복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전날 울산지방법원은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상여금 800%가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인정했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관련 1차 소송결과는 노조가 승소했는데, 1년 치로 환산하면 약 1400억원, 3년치 소급적용하면 4200억원이 예상된다"며 "회사 측은 약 1000억원의 추가 부담금을 예상하고 있으며 판결내용을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화약세 효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놓은 현대미포조선 주가 향방에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반등요인이 아직 약하다는 지적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존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하는 이유는 수주단가 인상 가능성이 제한적인 데다, 유가하락으로 회사 측이 강점을 보유한 우수한 선박연비의 이점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현대미포조선의 주력선종인 선유제품운반선의 용선료가 둔화되고 있는 부분도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도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2분기 연속 어닝쇼크 이후 원-달러환율 상승효과와 인건비 감소, 경비 절감 등으로 별도기준 영업이익 186억원을 달성하는 등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회사가 가장 자신하는 PC선 발주 업황은 여전히 침체기에 놓여있어, 의미 있는 수주량 증대 움직임이 감지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추가 손실반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올해와 내년 실적전망을 상향조정할 정도의 변화된 모습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수주 모멘텀 회복 시그널은 보이지 않고 실적 턴어라운드는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어서 너무 큰 기대감을 가지는 것은 위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총평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은 시장 예상치를 부합하는 실적을 보였음에도 인건비 추가부담 소식에 주가는 5.18% 급락했다.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현대미포조선 역시 주가 추가 상승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가의 잇따른 전망에 3.4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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