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브랜드 카드사 작년 수수료만 '2천억'…국부유출 논란
국제브랜드 카드사 작년 수수료만 '2천억'…국부유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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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해외직구 증가 영향…국내 사용분에도 수수료 적용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비자·마스타카드 등 국제브랜드 카드사가 지난해 로열티 명목으로 20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수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부유출 논란으로 총 지급 수수료 중 국내 수수료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이른바 해외직구(해외 직접구매)와 해외여행객 급증의 여파로 해외 이용액이 크게 늘면서 여전히 그 규모에는 큰 차이가 없다.

1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국제브랜드 신용카드사의 주요 현안과 전망' 보고서를 금융감독원과 KB경영연구소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비자·마스타카드 등의 국제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1940억원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국제브랜드 카드사가 수취하는 총 지급 수수료는 △2010년은 1395억원 △2011년은 1642억원 △2012년은 1819억원 △2013년에는 2042억원으로 처음으로 2000억원을 훌쩍 넘었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약 5%정도 감소했다.

국제브랜드 카드사의 해외겸용 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할 때 0.04%씩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2010년 990억원에서 2013년 124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1062억원으로 184억원 줄었다.

국제브랜드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자 금감원은 국내 카드사들로 하여금 국내 전용카드의 발급 비중을 높이도록 독려해 수수료 지출이 감소하게 됐다.

국제브랜드 카드사의 국내외 겸용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경우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마스타카드 등 국제브랜드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제브랜드 카드사들은 국내 사용 건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사항을 적용해 매년 10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매년 국정 감사 등에서 '국부 유출' 논란이 일어나면서 정부 당국과 카드사들이 꾸준히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했지만 해당 국제브랜드 카드사 들은 각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국내 이용 수수료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제브랜드 카드사에 내는 카드발급 유지 명목의 수수료는 2013년 501억원에서 지난해 562억원으로 약 11% 증가했다.

특히, 2010년 124억원이던 해외이용 수수료는 지난해 316억원으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약 200%에 달하는 상승세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고, 해외 결제 시 현금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해외직구 비중이 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이용액은 2009년 53억8000만 달러에서 2013년 105억4000만 달러(한화 약 11조원)로 약 100% 가까이 급증했다. 현금을 포함한 해외 결제총액은 217억 달러(한화 약 24조원)이다.

내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1248만명을 기록한 2010년 이후 5년 연속 꾸준히 증가해 최근 3년 동안 매년 8%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직구 역시도 2010년 2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5억4000만 달러로 급증해 관련 연구원들은 올해는 이보다 35% 늘은 22억8000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해외직구를 통해 다양한 구색의 상품을 국내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널리 퍼지면서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직구와 관련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로 해외 구매가 급증하면서 관련 수수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의 부담을 줄이려면 현재 전체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이용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국제브랜드 카드사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쉽지 않다.

마스터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관련 이슈에 대해 당국의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글로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안이고 고객사와의 계약 문제도 걸려 있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답변만 내놨다.

따라서 국내 이용건에 대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는 BC카드의 비씨 글로벌(BC Global), 신한카드의 USR 및 S&, 국민카드의 케이월드(K-world) 등의 대안 브랜드 카드와 더불어 유니온페이(은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등 중소 국제브랜드 카드사의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정훈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소지하더라도 해외 결제 시 사용할 국내외 겸용카드는 되도록 일원화하고, 나머지는 국내 전용카드로 발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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