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입 4년 만에 감소…저유가 쇼크
해외건설 수입 4년 만에 감소…저유가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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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중동 수주액 57%↓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지난해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돈(국제수지의 건설수입)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중동 지역 건설수주가 반 토막이 나면서 향후 해외건설 수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수지의 건설수입은 171억달러(약 18조원)로 전년대비 16.1% 줄었다. 건설수입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2010년(-17.7%)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국제수지에서 건설수입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공사의 진척(기성)에 따라 발주처로부터 받는 돈(매출)으로, 2010년 119억8000만달러에서 △2011년 154억8000만달러 △2012년 197억1000만달러 △2013년 203억7000만달러 등으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해외건설로 번 돈이 감소세로 돌아선 배경 중 하나로 저유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중 절반이 중동에 몰려있는 만큼 산유국인 발주처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공기 연장이나 설계 변경 등에 대한 발주처의 비용인정비율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수금이 다소 늘어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분석 뒤에나 연관성을 판단할 수 있다"며 "매출 비중이 낮은 착공시점이 지난해로 몰리면서 해외건설 매출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저유가가 '공사 발주처인 산유국의 재정난→발주 연기나 취소→수주 감소'로 이어져 매출보다는 오히려 수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지역 수주는 급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247억4000만달러로, 전년(107억3000만달러)대비 130.6% 급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66억1000만달러로 급감했다. 이는 전년(154억1000만달러)대비 57.1% 감소한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UAE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한 2010년 716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고서 2011년 591억달러로 줄어든 뒤 2012년 649억달러, 2013년 652억달러, 2014년 660억달러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수주액은 정부의 당초 목표(7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리비아 사태와 이라크 내전 등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과 유가 하락을 비롯한 여러 장애요인에 비춰 나쁘지 않은 성과라고 정부는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저유가 때문에 불확실성이 훨씬 더 높은 상황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저유가가 얼마나 지속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저유가 때문에 해외건설 수주의 감소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8월에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으나 최근에는 5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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