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영기 회장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 황영기 회장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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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 입춘 금융투자협회 제3대 황영기 회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지난 4일 황 회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날이 입춘이었던 만큼 금투업계에 좋은 일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아침을 맞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현재 증권업 외에도 전 금융산업에 규제개혁 바람이 불고있는 만큼 자본시장은 금융투자협회가 주도적으로 규제개혁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검투사'라는 별칭답게 그간 귀담아왔던 금융투자업계 요구사항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규제개혁에 따른 대안까지 내놓는 노련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더욱 눈길을 끈 부분은 금융투자업계의 역차별을 언급한 대목이었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회장직을 거쳤던 만큼 각 금융업권간 차이에 대한 분명한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일례로 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면세가 되는 '대단한 특혜'를 누리고 있고, 은행도 정부가 많은 보호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같은 맥락에서 황 회장은 주식과 펀드도 유사한 수준의 혜택을 주는 게 형평성에 맞고, 해외펀드에 대해서도 비과세를 주문했다. 배당소득세와 종합금융 과세가 매겨지는 해외펀드보다 해외 직구를 선호해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비과세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들었다.

무엇보다 금융권 파이를 키우는 일은 비단 업계 성장 뿐 아니라 '국민 행복'이 달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퇴직을 준비하는 이들이 저금리로 고생하고 있는 만큼 금융투자업계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중위험·중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최근 정부의 증세 논란을 의식한 듯 세수 차질 문제가 제기되지만 파생상품 거래세 과세도 물량이 10분의1로 줄면 세금이 더 줄어드는 꼴이라며, 국민의 노후가 보장되면 일시적 세수 감소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라고 단언했다. 거래세 인하가 힘들다면 정부기관인 국민연금과 우정기금본부의 거래세라도 폐지해야 한다는 대안까지 던졌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황 회장의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전일 정무위원회 정책보고에서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 복지를 거론하면서 세수를 더 늘리기 보다 금융산업의 파이를 키워서 어떻게 이바지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을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대외협상력과 추진력에 강점을 가진 '검투사' 황영기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검투사의 귀환이 금융투자업계에도 온기를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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