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핀테크 열풍'…보험업계는 '미적지근'
금융권 '핀테크 열풍'…보험업계는 '미적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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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판매 실효성 의문…"고정관념이 보험산업 발목"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금융당국이 핀테크(Fintech)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연내 '보험 슈퍼마켓(온라인 보험 판매채널)'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보험업계 내부 반응은 미지근하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증권 등 금융권에 불고 있는 핀테크 열풍에 KDB생명을 필두로 교보라이프플래닛, 현대라이프 등 온라인전업사들이 모바일슈랑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보험가입, 청약,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온라인전업사를 제외한 다수의 보험사들은 핀테크와 관련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채널도 활성화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바일슈랑스 등 핀테크 논의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대면채널인 GA(독립보험대리점, General Agency)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특히 복잡하고 장기적인 보험상품의 특성상 설계사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만큼, 온라인 판매는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기존 온라인채널에서도 자동차보험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미미한 상황에서, 또 다른 온라인채널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업계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핀테크 등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보험시장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어렵고, 설계사가 소비자를 도와야 보험가입이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 오히려 보험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설계사 채널은 전문화된 고보장 상품을 판매하고, 온라인 채널은 비교적 단순하고 예비적인 상품을 함께 추전해 판매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보장성 중심의 가장 단순화된 상품을 벤치마킹해 다른 종목의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런 상품을 판매한다면 주 타겟층이 설계사와 달라 마찰도 적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험사들의 핀테크 관련 관심은 판매채널, 지급결제 쪽으로 가 있지만 시야를 넓혀 서비스, 기초 데이터 확보 등에 첨단기술을 사용하면 핀테크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떤 산업이든 결국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에서의 핀테크 도입은 상품개발 단계부터 상품판매 및 보험금 지급단계까지 보험업 전반의 사업방식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핀테크를 주도하는 리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선도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성공한 보험사는 그만큼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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