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 개발자들 '죽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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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HTS는 끊임없이 진화해 가히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 궤도에 올라 있다 해도 타사와의 줄다리기를 생각하면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증권사들은 끊임없이 버전 개발과 시스템 추가 업그레이드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개발 작업이 정작 관련 업무자 들에게는 스트레스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증권사 HTS 담당자는 “추가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지 얼마 안 돼 다시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관련 작업을 할 때마다 경쟁사에게 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말 큰 스트레스다”고 토로한다.

사실 고객 입장에서야 HTS 업그레이드 소식은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쓰는 시스템이 한층 더 좋아진다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개발자를 비롯한 담당자들에게는 여간 큰 스트레스가 아니다. 개발 방향을 잡자면 한도 끝도 없다는 것이 이들 담당자들의 말이다.
우선 개발 요건을 반영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꼽고 있다. 더 편하고, 더 빠른 HTS를 위해선 관련 화면구성에서부터 포트 크기, 색깔 배치 등 작지만 적지 않은 구성 요소 작업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또한 고객 접점을 수립하기 힘들다. 고객들의 상담 및 건의 내용을 일일이 수용할 수 없음에 따라 모든 고객의 서비스 향상은 절대 이룰 수 없다는 것.

한 증권사는 이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실제 거래자 수는 극소수인데도 불구하고, 데이 트레이딩이 많은 고객들의 상담 내용을 근간으로 HTS 개발 방향을 잡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거래는 적지만 다수의 고객들은 당연히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초보자용, 선물옵션용 등 전문적이고 특화된 버전이 개발되지만 이 또한 개발 과정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이 다시 봉착되게 된다. 

이같은 스트레스는 비단 담당자뿐만 아니라 증권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비용 절감을 고수하고 있는 증권사 입장에서 HTS에 매년 들어가는 ‘돈’도 적잖이 부담될 것이 분명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심지어는 타 증권사 작업이 오픈되면, 불필요한 작업에도 돈을 투자해 손을 대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객 서비스와 시스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스템이 좋아져야 서비스도 좋아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 와중에 머리를 쥐어짜는 담당자들의 고충을 조금은 이해해야 할 듯싶다. 또한 조금은 여유 있는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면 어떨까. ‘고객이 왕이다’라는 마인드를 바꾸자는 게 아니다. 정말 필요한 개발이 무엇인지 신중히 계획하고 이를 실행해 회사에도 득이 되고 고객도 잡는 ‘두마리 토끼’잡기 전략이 필요할 때다.  

남지연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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