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전망②] 시장 트렌드 이끈 신차 5종
[2014 결산&전망②] 시장 트렌드 이끈 신차 5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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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올해 국내에는 40여대의 신차가 출시되면서 자동차 트렌드를 이끌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인기 추세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나타났으며, 연비 효율이 높은 디젤차 선호 현상은 세단으로까지 확산됐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미래 친환경차 기술을 엿보게 하는 신차도 다수 출시됐다. 올 한 해 각광받았던 신차 5종을 통해 자동차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 폭스바겐 티구안 - 수입차 성장과 SUV 열풍…개소세 인하 '변수'

▲ 폭스바겐 티구안 (사진 = 폭스바겐코리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수입차 등록대수(1~11월)는 지난해에 비해 24.4%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1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명 '강남 싼타페'라 불리는 폭스바겐 티구안은 올해 베스트셀링카 1위로 자리를 굳히며 수입차 성장을 이끌었다.

아웃도어 열풍과 고유가 기조에 따라 늘어난 SUV 수요는 유가가 떨어진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티구안의 인기는 약 2년간 BMW 520d와 벤츠 E220가 지켜왔던 세단 중심의 수입차 시장에도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UV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것은 혼다 CR-V 이후 7년만이다. 이같은 추세를 의식해 최근 BMW와 푸조 등 다른 업체들도 저마다 SUV 라인업을 늘려나가고 있다.

배기량 2000cc 이하의 중소형차가 강세 추세가 지속된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올해 1월~11월 판매된 수입차 중 2000cc 이하 차량은 9만7910대로 전체 절반이 넘는 54.6%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00cc 초과 차량의 개별소비세가 6%에서 5%로 내려가기 때문에 고배기량 차량에 대한 가격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 르노삼성 QM3 - '엔진 다이어트' 접목한 소형 SUV 인기

▲ 르노삼성 QM3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올해는 특히 SUV 중에서도 몸집이 작은 소형 SUV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국지엠 트랙스가 출시됐던 지난해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소형 SUV의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다. 이후 르노삼성이 르노 스페인 공장에서 가져온 QM3가 한 해 동안 1만대 이상 팔리면서 소형 SUV 시장을 안착시켰다.

QM3에 장착된 1.5 디젤 엔진처럼 적은 연료로도 고출력을 발휘하는 다운사이징 기술이 돋보이는 해이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QM3와 같은 엔진을 중형세단 SM5 D(디젤)에도 장착하면서 고연비 세단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수입차업계에서는 MINI 등 소형차 뿐만 아니라 포르쉐, 벤틀리 등 고배기량 차량에서도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신차가 앞다퉈 출시됐다.

소형 SUV는 연비 뿐만 아니라 작은 차체 덕에 경쾌한 주행 능력, 개성 있는 디자인까지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 1월에는 쌍용차가 티볼리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형 SUV의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소형차 엑센트와 같은 B세그먼트를 기반으로 소형 SUV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말리부 디젤 - 디젤 기술력 입증 발판…'유로 6'는 도전 과제

▲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 (사진 = 한국지엠)

QM3가 소형 SUV 시장의 불씨를 지폈다면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은 국산 디젤 세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디젤 엔진 기술력이 입증된 수입차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 디젤 세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지만 국산차에서는 전무했다. 올 3월 국내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한국지엠이 준중형 세단인 말리부에 독일 수입 디젤을 장착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르노삼성과 현대차도 주력 모델인 SM5와 그랜저에 디젤 엔진을 장착하면서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최근에는 유가가 떨어지면서 인기가 잠시 주춤해졌지만 연비 뿐만 아니라 소음과 진동을 잡는 기술력이 수준급이라는 업계 평가가 이어진다.

하지만 완성차업체는 내년 9월부터 적용되는 '유로 6'를 앞두고 디젤 엔진의 기술력 향상을 과제로 안고 있다. 2009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유로5에 비해 질소산화물은 80%, 분진은 60% 줄여야 하는 데 말리부 디젤, SM5 D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올해 출시한 카니발, 쏘렌토, 그랜저 디젤 등에 이미 유로 6를 만족하는 친환경 R엔진을 장착한 데 이어 신형 i30, 엑센트 등에도 점차 디젤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유로 6 적용에 맞춰 현재 판매되는 디젤 세단의 모델 변경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 기준에 맞추려면 신형 엔진을 장착하거나 별도의 공해저감장치를 추가해야 하는 탓에 원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대형 디젤 상용차는 차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BMW i3 - 전기차 시장 확대… 충전 시설 부족 문제는 여전

▲ BMW i3 (사진 = BMW코리아)

올해 전기차 시장은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면서  약 3000대까지 시장 저변이 넓어졌다. SM3 Z.E., 쏘울EV, 스파크EV 등 기존 차량에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도 나왔지만, BMW i3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채택하는 등 개발 당시부터 전기차를 염두에 둔 모델이다. 5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차량이지만 서울시의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 공모 결과 가장 많은 신청자가 나오면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닛산 역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리프를 제주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서울시 민간보급에서도 충전 인프라가 보급되지 않아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주거한 신청자들의 경우 선정되더라도 공동주택 주거자들에게 전기차 충전 시설 설치 동의를 얻지 못해 탈락한 사례가 나왔다. 자동차업체와 환경부가 충전기 보급과 배터리 임대사업 등에 힘쓰고 있지만 최대 주행거리가 150km 내외인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환경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1500만원은 2017년까지 지급된다. 다만 지자체에서는 전기차 보급대수를 늘리기 위해 대당 보조금을 줄이면서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지원 혜택은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은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제주는 8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 친환경차 기술 바로미터…HEV 시장 성장 예고

▲ 현대차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사진 = 현대자동차)

올해 마지막 달 출시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자체 개발한 누구 2.0 직분사(GDI) 엔진에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연비 효율(복합연비 18.2km/ℓ)을 이전 모델보다 8.3%나 끌어올렸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양사의 평균 연비를 2020년까지 현재 수준보다 25%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기술을 향상시키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에 이어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2개로 확대하고 글로벌 친환경차 세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함께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렉서스 CT200h 등의 판매로 내년에는 국내 하이브리드카(HEV) 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7g/km 이하인 HEV에 대해 100만원의 추가 보조금이 지원되기 때문이다. 취득세 감면과 채권 매입 면제 등 최대 340만원의 세제 혜택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내년 중 준중형급 HEV 전용모델과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출시에 이어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라인업도 보강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국산 친환경차 모델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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