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저유가와 항공주
[전문가기고] 저유가와 항공주
  •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jiha@hi-ib.com
  • 승인 2014.12.2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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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항공운송 업체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매출액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에 육박하기 때문에 유가하락은 항공운송 업종의 이익증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의 급락은 공급은 증가하지만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타이트오일과 같은 비 전통방식 원유 생산 증가로 원유 공급은 늘어나지만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유수요 증가율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지난 3분기 WTI기준 배럴당 100달러 내외에서 움직였으나 4분기 들어 무려 39%나 급락하여 현재는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OPEC, 러시아와 같은 전통방식 원유 생산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은 각각 3000만 배럴/일, 950만 배럴/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타이트오일 생산에 힘입어 2011년 약 560만 배럴/일에서 2014년 약 830만 배럴/일로 48% 증가했다.

이와 같은 상항에서 지난 11월 27일 OPEC은 산유량을 하루 3000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OPEC이 미국의 셰일가스 산업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며 산유국간 시장점유율을 놓고 치킨게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은 증가할 것이다.

반면, 원유 수요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과 유럽의 경기침체로 수요 증가율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의 전망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 전 10%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점차 하락하여 향 후 3년간 7%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경제는 미약하게 회복되면서 2016년에야 2%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로 국제 유가는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저유가 상황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항공사 실적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항공운송 업체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항공여객 시장은 저비용항공사와 외항사의 공급증가로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공격적으로 좌석공급을 늘리고 있고, 중동 및 미국의 항공사들도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좌석 공급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국내 항공사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연간 유류 소모량은 각각 3200만 배럴과 1550만 배럴로 알려져 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각 사의 유류비는 각각 3200만 달러와 1550만 달러 감소하게 된다. 물론 유류할증료가 인하되는 만큼 유가하락 효과는 상쇄되겠지만 매출액의 약 40%에 가까운 금액을 유류비로 지불해야 하는 양사에겐 더 없이 큰 비용 절감인 셈이다.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로 국제 유가는 오는 2015년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행증가로 항공수요가 회복된다면 항공사들의 실적은 저유가를 등에 업고 큰 폭의 개선세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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