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기업은행장의 내년 키워드 '융복합+기술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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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IBK기업은행

"비대면 채널 강화…벤처기업 투자 확대"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금융권의 '핀테크(Fintech)' 바람에 맞춰 통합 플랫폼을 만들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역점을 뒀던 기술금융도 2018년까지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두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권 행장은 23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핀테크라는 큰 흐름 앞에 은행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은행업에 큰 도전인 것은 분명하지만 융복합(복합점포·복합상품)이라는 거대한 트렌드 관점 아래서 힘을 모아 준비를 해나가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내년부터 통합 플랫폼인 'IBK ONE뱅크'를 출범해 간단한 자금이체부터 상담 및 상품가입까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권 행장은 "대면, 비대면채널의 경계가 없어지는 옴니채널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모바일로 가입 가능한 상품이 30여개에 불과했는데, 법적 규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창구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비대면 채널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모바일 간편결제,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술금융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권 행장은 "2018년까지 중장기 계획을 세워 기술정보 통합 DB를 구축하고, 자체 기술평가 모형을 개발하겠다"며 "제대로 한번 해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년에는 현재 11명으로 운용중인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더 확대하고, 기술보증기금과의 협약을 통해 기술가치 금액 대비 대출액을 현재 60% 수준에서 100%까지 지원하는 '1+1 IP협약보증대출'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11월까지 기술형 기업 투자 696억원을 포함해 총 3조686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중 TCB 대출은 2672건(1만2502억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IBK 자체 기술 평가로는 517건(5487억원)을 지원했다. 또 올해 중소기업대출은 7조원 순증이 예상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지금까지는 기술사업화 단계의 자금지원에 중점을 뒀다면, 내년에는 기술개발 초기단계부터 지원이 가능하도록 연구개발자금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술금융의 흐름이 '융자'에서 '투자'로 넘어간다는 점에 착안해, 벤처투자팀을 신설하고 초기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 할 방침이다.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기술금융지원 PEF 펀드에도 300억원을 출자한다.

그는 "IBK기업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먼저 기술평가팀을 신설했으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상품구성, 무료 경영 컨설팅, 잡월드 등이 IBK기업은행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과 관련해 "내년부터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역량을 토대로 컨설팅 횟수를 두 배로 늘려 매년 1000개씩, 향후 3년간 3000개 기업에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기술·창조기업에 대해서는 기업당 횟수 제한 없이 컨설팅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KT ENS, 모뉴엘 등 올해 대출사기가 잇따랐던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대책도 마련한다. 그는 "분식 회계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내년에 개발하려고 한다"며 "모든 중소기업에 적용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에는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외시장 진출과 통일금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권 행장은 "탈중국 추세에 발맞춰 중국 이외의 지역에도 진출을 확대하고, 지분투자와 M&A 형식의 진출도 검토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독일 재건은행 산하 중소기업은행의 통일금융 사례를 연구해 통일 이후 북한 지역 중소기업 육성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권 행장은 올해 경영성과에 대해 "2016년말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의 목표를 향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한해였다"며 "건전성 관리와 함께 급여이체 고객 유치 등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고, 기준금리 하락에도 NIM 하락을 방어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은 지난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연결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24.5% 늘어난 8533억원, 개별기준으로 20.8% 증가한 7809억원을 시현했다. 다만 권 행장은 "실적이 좋으면 다 좋다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금융의 기본은 신뢰에 있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가장 믿음직한 은행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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