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진출은 황금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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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법률·투자자보호 등 제도적 문제 산적
현지 기업 평가에 대한 리서치 툴 구축해야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영업에서 탈피, 신규수익 창출과 IB부문 강화를 위한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공업국의 경제성장률과 금융시장 잠재력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운용업 IB 등 새로운 신규시장 개척이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봇물 터지듯 이어진 증권사들의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진출에 대해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해외진출에 앞서 증권사들이 현지 국가의 체제와 법률, 투자자 보호 등 제도적인 문제가 국내시장과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국내기관들이 판단하고 있는 리서치 툴로는 베트남이나 중국의 상장기업의 가치 판단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외진출 대상은 사회주의 국가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이나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작정 진출하는 것 같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 대한 리스크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우선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간과한 채 금융기관들이 무작정 진출하고 보자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이 사회주의 국가에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사회주의 국가가 금융의 불모지라는 특성도 있지만 영미계 투자은행의 진출이 적어 국내 증권사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미계 투자은행들이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아직까지 해당국의 금융규모가 적다는 점과 아울러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성상 사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금융기관들이 단지 금융의 불모지라는 미명 아래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이전 국내 제조업들이 앞 다퉈 중국에 진출해 실패했던 사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지 기업에 대한 평가 시스템 구축 및 현지인의 특성을 고려해 철저하게 준비해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쟁에서 밀린다(?)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증권사들의 절반은 국내 증권사장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한 증권사들이다. 

이처럼 국내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지 못한 증권사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의 선진자본과 경쟁을 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자본시장통합법 등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확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은 이해되지만 해당국에서 대형 물량을 받기에는 국내 증권사들의 규모가 너무 작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증권  등 국내 대형증권사들도 영미계 투자은행에 비해서 네임밸류에서 많은 차이가 있으며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영미계 투자은행의 진출로 국내 증권사들이 신규수익 창출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떤 나라로 나가든 뚜렷한 수익 모델과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해외진출을 시도해야만 해당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김참 기자 charm79@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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