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젤 부럽지 않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기] 디젤 부럽지 않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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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조용한 건 말할 것도 없다. 기름값까지 확실히 아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여기에 역동적인 주행감은 덤으로 따라온다.

이런 차라면 진동과 소음을 참아가며 굳이 디젤 차를 고집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지난 22일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이 집약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이날 미디어 시승행사는 메이필드호텔에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을 찍고 돌아오는 왕복 86km의 구간에서 프리미엄 트림 모델로 진행됐다.

출시 전부터 연비가 좋다고 소문이 났던 터라 실연비가 얼마나 나오는 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대 이상이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노면까지 미끄러운 악조건에서도 약 40km 구간을 몰아본 후 계기반 속 연비는 19.4km/ℓ를 나타냈다. 17인치 타이어 장착 모델의 공인연비 17.7km/ℓ보다 높은 수치였다.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고속도로 위주의 시승 코스였지만 시속 40~ 100km 이상으로 저속과 고속을 넘나들며 고루 주행한 결과로는 연비가 뛰어나다는 수식을 붙일 만 했다. 동료 기자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나서는 크루즈 컨트롤 모드를 적극 활용한 결과, 연비가 22.5km/ℓ까지 올라섰다.
 
이는 현대차가 '동급 최강'이라 자신한 신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누우 2.0 직분사(GDI) 방식의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기존 모델 대비 4%, 5.5% 향상된 156마력과 19.3kg.m를 기록한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하이브리드차의 전력은 '엔진을 거들 뿐'이라는 인식도 바꿨다. 기존 출력 대비 8.6% 향상된 38kW급 하드타입 전기모터는 직분사 엔진과 함께 최대토크 20.9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LG화학이 납품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도 기존 1.43kWh에서 1.62kWh로 13.3% 늘려 연료 소비 없이 전기로만 운행이 가능한 전기차(EV) 모드의 효율이 높아졌다. 겨울철 낮은 기온에서도 전기모터가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 것도 배터리 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도심 구간에서 주로 쓰는 2000~3000rpm의 영역에서의 출력과 토크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2개의 병렬 구조로 이뤄진 타사 하이브리드 시스템과는 달리 자동변속기와 엔진 클러치를 사용, 작은 모터를 사용해도 높은 효율과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시승하는 내내 EV모드는 연료 소비를 확연히 줄여줬다. 급가속을 하지 않는다면 시속 약 40km의 저속에서는 엔진 클러치가 개방돼 전기모터만 구동되는 EV로 주행할 수 있다. 크루즈 모드 등을 활용해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 시속 80km이상의 고속에서도 EV모드가 유지된다. 배터리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흘러가게 두면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충전(charge)된다. 초기 가속력 역시 굼뜨다는 느낌이 확연히 개선된 느낌이다.

시승 코스는 와인딩 구간이 거의 없어 코너링 시 차체 안정성은 제대로 체험할 수 없었지만, 뒷좌석 시트 쪽에 장착했던 배터리를 스페어 타이어 위치로 옮겨 무게 중심이 더 낮아진 점은 쏠림이나 뒤뚱거림을 줄이는 데 장점이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연비 향상을 위해 외형에도 신경 쓴 노력이 엿보인다. 앞바퀴 휠 아치에 에어커튼을 적용하고 지능형 공기 유입 제어 장치(액티브 에어플랩)를 라디에이터 그릴 뒤쪽에 배치, 들어오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뒤로 잘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고안된 앞뒤 범퍼와 리어 스포일러까지 공기저항 감소 효과를 더한다. 이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공기저항 계수(cd)는 기존 가솔린 모델(0.27)에 비해 11% 가량 개선된 0.24를 기록한다.

그랜저 디젤, 아슬란 등에서 증명됐던 현대차의 정숙성은 이제 '수준급'으로 올라선 듯 하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번갈아가며 동력 성능을 내는 중에도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은 큰 변화가 없었다.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는 오늘날,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단점으로 지적됐던 주행성능과 연비가 개선된 데다 정부 보조금으로 가격 부담까지 낮아지고 있어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를 이룰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스마트 2870만원(기존 모델 대비 -25만원), 모던 2995만원(-13만원), 프리미엄 3200만원(동일)이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100만원의 친환경차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다.

▲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계기반. 고급스러운 느낌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사진 = 송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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