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3남매, 제일모직 상장 '대박'…향후 시나리오는?
이재용 3남매, 제일모직 상장 '대박'…향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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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왼쪽부터, 사진=삼성)

수조원 시세차익…삼성電 합병·분할 등 說 분분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역대 최대 규모의 '흥행'으로 마감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남매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게 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 부회장 3남매의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에 쏠리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의 차익 규모는 공모가 5만3000원 기준으로 1조6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최대주주로 보유주식 규모가 3136만9500주에 달한다. 상장 후 기준으로 지분율은 23.24%다.

그 뒤를 이어 제일모직이 자사주 1903만3800주(14.1%), KCC가 2125만주(10.19%)를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1045만6450주(7.75%)를 보유 중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상장차익은 이재용 부회장이 1조6580억원이며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각 5526억원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들의 시세차익은 더욱 커진다. 하이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 10만원을 적용할 경우 이 부회장은 3조1321억원,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각 1조440억원의 상장차익을 얻게 된다.

◇ 사업구조재편작업 '막바지'…지배구조 정점

제일모직의 기업공개(IPO)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그룹이 진행해온 사업구조재편의 한 과정이다. 제일모직은 과거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였던만큼 사업구조재편작업에서도 중심에 섰다.

지난해 9월 당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에 넘겼다. 이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급식 식자재 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하고 건물관리 사업은 에스원에 넘기면서 사업적 '교통정리'를 마쳤다.

올해 3월31일 제일모직 소재사업부문은 삼성SDI에 흡수 합병됐다. 이후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을 갖고 있던 삼성 에버랜드가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꿨다. 방직업에서 시작한 제일모직이 새롭게 태어난 셈이다.

전자계열 역시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합병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하면서 군살을 뺐다. 이달 초엔 삼성전자가 광섬유 관련 사업을 코닝에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재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계열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회사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삼성전자→삼성전기→제일모직→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주요 순환출자구조 중심에 자리해있다. 총수일가가 그룹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계열사라는 의미다.

이재용 부회장 3남매는 지난 1996년 전환사채를 통해 주당 7700원에 당시 에버랜드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했다. 에버랜드 액면가는 5000원이었기 때문에 현재 제일모직 액면가 100원을 적용하면 주당 취득원가는 154원에 불과하다. 공모가(5만3000원)와 비교해 보면 344배의 시세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삼성그룹이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후 순환출자구조 해소 등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생명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테지만 향후 제일모직으로 중심 축이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의 지분가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배당정책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삼성 총수일가의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투자자금이 대거 쏠린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3남매, 수조원대 시세차익 향방은?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와 제일모직 지분은 의무보호예수에 따라 상장 시점부터 6개월이 되는 내년 6월 초까지 처분할 수 없다. 의무보호예수는 신규 상장되거나 인수·합병·유상증자가 이뤄진 기업의 주식에 대해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기간 보유 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SDS 지분 11.25%를 보유하고 있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은 각각 3.90%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 삼남매의 지분 합계는 19.05%에 달한다.

제일모직의 경우, 총수일가의 지분이 40%를 넘어선다. 오는 18일 상장 후 제일모직 지분구조는 이 부회장이 23.24%,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각 7.75%, 이건희 회장이 3.45%다.

물론 이 부회장이 삼성SDS와 제일모직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이들 주식을 처분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 납부에 사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을 처분할 경우, 이 부회장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다만,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은 매각하더라도 제일모직은 총수일가의 지배력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선 삼성이 대주주 비중이 높은 제일모직을 상장한 뒤 삼성전자와 합병해 그룹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지주사 전환을 위해 삼성전자를 분할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삼성전자홀딩스)와 사업회사(삼성전자)로 나눈 뒤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강한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홀딩스를 합병하는 방식이다.

물론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수뇌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며 "총수일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룹전체가 좌우되는 것은 씁쓸한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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