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기가인터넷, 통 큰 결정이 필요하다
[전문가기고] 기가인터넷, 통 큰 결정이 필요하다
  • 박준영 티브로드 기술전략팀장
  • jypark@tbroad.com
  • 승인 2014.12.1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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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 티브로드 기술전략팀장

국내 인터넷 환경의 빠른 발전은 사업자간의 속도 경쟁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다. 2006년 광랜 이후 지속됐던 100Mbps급 서비스는 최근부터 10배 더 빠른 기가인터넷(1000Mbps)을 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가인터넷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속적인 IT 인프라 강국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2009년 '기가인터넷 도입 추진계획'에 의해 시작됐고, 미래부가 이어 받아 진행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까지 기가인터넷이 전국의 90%에서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 주도의 국책사업이 올해 3년차 진행 중이며 통신 3사와 케이블TV방송 3개 사업자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가인터넷을 위해 올해 KT는 3년간 4조5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SK브로드밴드도 전년과 비슷한 5800억원의 투자 규모를 발표했고, LG유플러스와 케이블TV방송사업자도 경쟁 구도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출시된 기가 인터넷의 상품은 거의 100Mbps 수준의 요금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며, 결합 상품으로 인한 가입자당 요금(ARPU)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투자의 실질적인 수혜는 결국 포털이나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적극적인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미국에서는 2014년 1월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에 대한 항소가 기각된 후 2014년 5월 수정안에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포털사업자가 통신사의 망을 이용할 경우 댓가를 지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에서도 망사업자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상생의 경제와 국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하여 새로운 산업의 창출이라는 대전제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의 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파수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규제의 완화도 들 수 있다. 기가 인터넷을 위한 인프라의 구축은 크게 두가지 방식이다. KT중심의 FTTH 방식과 케이블TV방송사업자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도 도입하고 있는 HFC 방식이다. 특히 케이블TV방송사업자의 HFC망은 홈패스율이 매우 높아 기가 인터넷 등과 관련된 신규 서비스를 도입할 때 일시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HFC 방식의 기가인터넷 구성을 위해서는 추가 주파수 대역이 필수적인데, 현재 케이블TV방송사업자들은 47%대의 낮은 디지털 전환율로 인해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의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케이블TV방송사업자들이 주파수 효율화를 위한 기술적 투자에 주력 중이나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정부가 지상파 디지털 전환을 위해 추진했던 정책처럼 융합형 서비스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가 인터넷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통 큰 정책들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초고속인터넷의 활약으로 많은 서비스와 산업이 창조되어 온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이로 인한 고용 창출과 경제의 성장 또한 이미 학습한 상태이다. 차세대 인터넷이 가져올 새로운 성장과 변화를 위해 우리의 노력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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