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서울분실 박찬희 과장-'마라톤으로 인생 슬럼프 극복'
광주은행 서울분실 박찬희 과장-'마라톤으로 인생 슬럼프 극복'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4.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은행 서울분실 박찬희 과장(사진)의 마라톤 경력은 3년밖에 안된다. 2000년부터 시작했으니 횟수로는 4년째다. 그런데 처음 시작한 동기가 좀 독특하다.

IMF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휘말릴 때 스트레스에서 한 번 탈출해 보려고 마라톤을 시작했다. 대폭 깎인 월급, 회사 떠난 동료들을 애써 잊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건강까지 덤으로 얻으면 금상첨화고.

만능 스포츠맨이란 평판에 걸맞게 6개월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온몸으로 밀려왔다.

최근 몇 년간 경험해 보지 못한 느낌이었다. 여세를 몰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 동아마라톤대회 등에서 세 번 풀코스를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4시간 27분 30초. 중간중간 각종 하프코스 대회에도 6번이나 출전했다. 기록단축이 목표라기보다 완주가 목표이므로 내심 만족스럽다.

“뛰다 보면 힘들어 죽겠다 싶어요. 배도 무지하게 고프고…. 한 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포기할까 말까 고민하고 갈등하게 돼요. 그 때부터는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죠”

뛰다 보면 35Km 지점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아마추어니 뛰다 포기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욱 힘들다. 그러나 결국 참아내고 결승선을 통과하면 남들은 결코 맛보지 못한 것을 맛볼 수 있다. 해냈다는 기쁨과 성취감. 이 때 느끼는 행복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전주 출신인 박 과장은 91년 광주은행에 입행했다. ROTC 소대장 출신에 타고난 운동꾼이라 입행 때부터 12년 동안 각종 경기들을 섭렵해 나갔다. 스키와 테니스, 수영에 등산, 최근에는 미래 영업력 강화를 위해 골프연습장도 찾고 있다. 이 정도면 취미를 본업으로 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냐고 묻자 “어디까지나 스포츠를 좋아해서 취미 삼아 하는 거지 본업은 은행원”이라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마라톤 덕분에 박 과장은 인생에서 때때로 밀려오는 슬럼프를 잘 극복한 것 같다고 얘기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드니 당연 아내의 후원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 마음이 가볍고 또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있다.

더 노력해서 기록을 4시간으로 단축시키고 내친 김에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도 따보겠다는 부푼 꿈으로….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