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의 '갤럭시 다이어트'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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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의 일대 변신을 예고했다. 갤럭시 라인업 중 불필요한 모델 30%를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 항간에는 내년 '갤럭시S6'가 아닌 새로운 모델의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제품 다이어트를 통해 생산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복안인데, 그간 삼성전자 내부에서 제기돼온 '방대해진 갤럭시 브랜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사실 스마트폰의 폭 넓은 라인업은 삼성전자 정도의 제조사만이 갖고 있는 최대 강점으로 꼽혀왔다. 그간 삼성은 보급형과 프리미엄급, 대화면과 중·소형 디스플레이 탑재, 방수·방진 기능, 아웃도어용, 메탈 케이스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을 시장에 쏟아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이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회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강점을 과감히 버리겠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삼성전자 스스로 변화해야할 시기라는 게 업계의 공통의 시각이기도 하다.

특히 뒤늦게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애플의 빅2 체제를 뒤흔들 조짐마저 나타나는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갈수록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같이 치열한 경쟁구도에서는 자그마한 실수가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시장흐름을 제 때 읽지 못해 현재는 시장 저편으로 사라진 노키아처럼.

물론 삼성전자가 어느정도의 혁신을 이룰지, 또한 이같은 전략수정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매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 시리즈를 공개하고 4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패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삼성의 기존 브랜드 전개 방식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분기와 3분기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미 증명됐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 시리즈에서 유지해온 '전통과 틀'을 깨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처럼 삼성전자 역시 '고객이 원하는 것은 전부 만든다'는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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