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 캐시카이, '유목민'다운 드라이빙의 자유
[시승기] 닛산 캐시카이, '유목민'다운 드라이빙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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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닛산이 캐시카이의 이름을 이란 남서부 지방의 유목민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말을 듣고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1.6리터급 도심형 SUV와 유목민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시승소감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었다.

수능 시험이 한창이던 13일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닛산 캐시카이를 체험했다. 시승은 헤이리 포레스타에서 출발해 성동IC에서 적성교차로를 지나 허브빌리지를 찍고 돌아오는 60km 가량의 코스로 진행됐다. 파주는 그동안 종종 시승했던 경험이 있어 익숙한 곳이었지만, 닛산은 행사 시작 전부터 캐시카이의 진면목을 느끼기 위해 코스를 엄선했다고 강조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시승 코스는 와인딩 구간과 고저차가 커 코너링 성능을 시험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스티어링 휠 왼쪽의 버튼을 눌러 '섀시 컨트롤' 모드를 켜고 시속 60km 이상의 속도에서 감속을 거의 하지 않고 스티어링 휠도 코너 각보다 모자라게 돌리면서 코너에 진입했다. 앞쪽 패널에 파란 표시가 뜨면서 속도가 조금씩 줄고 스티어링 휠도 다소 뻑뻑해져 코너를 무리 없이 통과했다.

'아, 이 차 타다가 습관되면 어쩌지' 감속과 재가속을 하지 않고도 날렵하게 급격한 코너를 돌아나오는 느낌이 좋아 괜한 걱정까지 들었다. 닛산이 난이도 있는 코스를 고르며 남다른 자신감을 보인 이유이기도 했다.

▲ 캐시카이의 섀시 컨트롤. 오른쪽 위 그림은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이 작동됐을 때(파란색)와 작동되지 않았을 때(빨간색)의 예상 주행로를 나타낸다. (자료 = 한국닛산)

캐시카이의 탁월한 코너링 성능은 휠의 브레이크 압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섀시 컨트롤 시스템 덕분이다. 횡가속도 검출센서의 출력이 0.4g 이상인 경우 전자제어장치를 통해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이 작동돼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코너를 이탈하지 않게 도와준다. 여기에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가 속도를 감속해 빠른 속도로 코너링 시 반대 방향으로 쏠리는 관성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과속 방지턱이 연속되는 구간에서는 섀시 컨트롤 시스템 중 하나인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을 시험했다. 기복이 심한 노면에서 휠에 가벼운 제동을 가해 차량의 상하 움직임을 억제하는 기능이다. 시승 가이드가 연신 "SUV인 캐시카이를 믿으라"며 감속 없이 시속 60km 이상의 주행을 주문했다. 가이드의 말을 믿고 자신 있게 밟았다. 턱이 꽤 높았는데도 하체로 느껴지는 충격이 크지 않은 느낌이었다. 자가용이든 시승차든 방지턱을 이런 속도로 달려본 적은 처음이라 비교할 대상이 없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고속주행에서는 1.6리터 디젤 엔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의 가속력을 발휘했다. 그동안 알티마, 쥬크, 패스파인더 등 가솔린 엔진과 맞물렸던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가 디젤 엔진과도 꽤 좋은 궁합을 이뤘다. 저속에서 순간 가속할 때는 다소 굼떴지만 시속 60~80km의 속도에서 18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답답함이 없었다. 기어레버를 DS(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7단 수동변속으로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 시연 영상 캡쳐 (자료 = 한국닛산)

이날 행사에서는 플래티넘 모델에 장착된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로 직각주차도 직접 해봤다. 주차할 곳 옆에 90도 각도로 차량을 정차한 뒤 어라운드 뷰 모니터로 표시된 차량 측면에서 주차공간을 선택하면 스티어링 휠을 전혀 만지지 않고 브레이크와 D 혹은 R 기어만 조작하고도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설계돼 있어 처음 조작해도 15초 만에 주차가 가능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시승하는 내내 캐시카이는 굴곡 많은 비포장도로를 자유롭게 달리는 정통 SUV로서 '유목민'의 이름 값을 했다. 다만 국내 소비자 취향을 고려하면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에 비해 내장재가 다소 저렴해 보인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캐시카이의 국내 판매 가격은 S 모델 3050만원, SL 모델 3390만원, 플래티넘 모델 3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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