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미친 전셋값 언제쯤 잡힐까
[전문가기고] 미친 전셋값 언제쯤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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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성 부테크연구소 소장

전셋값 상승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매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전셋값을 잡으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위 '미친 전셋값'이라 불리는 전셋값 상승세가 언제쯤이면 잡힐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셋값은 수요 대비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하고 저금리 등으로 가뜩이나 부족한 공급물량 자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서 상승세를 피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당장 올 4분기 전셋값이 심상치 않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약 2만1500가구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37%가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2000년부터의 장기 평균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라 전셋값 상승세는 한동안 '미친 것이 아니냐'는 소리들을 계속해서 듣게 될 전망이다.

전세수요가 매매시장으로 분산되면 일부 전셋값 급등세가 진정될 수 있다. 실제로도 정부의 매매시장 활성화 대책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이 호전되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부동산 활성화 법안 중 굵직한 법안들이 여전히 국회에 잠자고 있는 상황이라 매매로의 급속한 이동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초저금리에 따른 여파로 '전세를 내놓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세에서 반전세나 월세로 내놓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때문에 전세물건 자체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전셋값 안정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욕심일까?

전세시장은 철저한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이다. 투기세력의 개입 여지가 거의 없는 실수요 그 자체 시장이다. 그러니 당연히 수급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고, 지금처럼 초저금리 기조나 매매시장의 불확실성이 팽배한 여건에서는 갈수록 공급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나마 방책이라 할 수 있는 것들도 국회 문턱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처지다. 당연히 '미친 전셋값'을 잡기는 어려울 수밖에.

집값 상승이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남아있는 가운데 최소한의 손해를 안 보려고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선의의 집주인'들을 탓할 일도 아니다. 집주인들이 세금과 유지비용, 금융비용까지 부담하면서 남에게 전세를 주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저금리와 다주택자들을 죄악시하는 현재의 시장에서 반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추세적인 흐름이라 막을 수 없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당황스러움' 정도의 시대적 흐름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나보다.

다만 급여의 3분의 1을 월세로 내고 남는 돈으로 생활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현재의 부동산시장이 정상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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