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장 줄줄이 임기…새 지형도 연말 '윤곽'
은행권 수장 줄줄이 임기…새 지형도 연말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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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국내은행의 수장이 잇따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올 연말께 새로운 CEO 지형도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의 경우 조직통합 및 M&A 추진 등에 따른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연임이 유력시 되는 반면,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은 외부 수혈을 통한 조직 재정비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 KB '겸임'·하나+외환 '통합'…신한·우리 '연임' 유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오는 21일 윤종규 신임 회장(겸 은행장) 내정자의 공식 선임을 앞둔 데 이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현 CEO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거나 후임 행장을 선임해야 한다.

우선 현재 박지우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KB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내정자가 최소 1년간은 행장직을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내정자는 겸직 배경에 대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시간을 두고 효과적인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후임 은행장 자리에 내부 출신을 앉히겠다는 의도다.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의 사퇴로 은행장 자리가 비게 된 하나은행도 지난 4일부터 김병호 부행장의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통상 CEO가 사퇴하면 곧바로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자 물색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나은행의 경우 외환은행과의 조기 통합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부행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의 계획대로 조만간 은행 통합이 이뤄지면 두 은행을 아우르는 '통합 은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조직을 이끌 수장으로는 김한조 현 외환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각각 오는 12월과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상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두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오는 28일 경영권지분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는 등 민영화 작업이 한창인 데다, 이 행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코앞이라 정황상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당초 이 행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는 결의 차원에서 기존보다 절반이 줄어든 1년6개월의 임기를 받아들인 바 있다.

◇ 외국계·지방銀 CEO 외부 수혈…선임 막바지

외국계은행과 지방은행도 은행장 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효과적인 현지화 전략을 위한 '내부출신', '내국인 행장'을 선임했지만, 최근 편입작업을 완료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대대로 이어온 '외부수혈' 방침을 고수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 1984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2004년부터 한국씨티은행의 수석부행장 자리를 지켜온 박진회 씨를 행장으로 신규선임했다. 14년 최장수 CEO인 하영구 전 행장이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정에 따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한지 2주 만이다.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박 행장이 씨티은행에서 재직하는 기간동안 한국 시장 정착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SC은행은 아제이 칸왈 행장을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 대표로 분리하고 진출 최초의 한국인 행장 선임 방침을 발표했다. 칸왈 전 행장이 선임된지 6개월만에 인사라는 점에서 최근 논란이 된 호화생활에 대한 문책인사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룹 측은 '한국시장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29일 임용택 전 JB우리캐피탈 사장을 11대 행장으로 선임하고 이달 3일 취임식을 가졌다. 임 행장은 2011년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취임 전 대신증권을 거쳐 메리츠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페가수스 프라이빗 에퀴티 등 자산운용사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 은행경력은 전무한 외부출신이다. 전북은행은 1대부터 11대까지 모두 외부출신 행장을 선임해왔다.

이는 김한 전북은행장 겸 JB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편입된 광주은행과의 그룹 시너지를 위해 광주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이뤄진 후속인사다. 광주은행은 오는 26일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김 회장을 12대 행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전북은행과 마찬가지로 단 한차례도 내부출신 행장 선임이 없었던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김 회장의 선임 발표 직후 반기를 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지난 2월 상생발전협약 이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주택금융공사 10개월째 비어있던 사장 자리에는 김재천 전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이 임명됐다. 또 은행연합회는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박병원 회장의 후임자 선임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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