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협회 전무자리는 감사원 몫?
손보협회 전무자리는 감사원 몫?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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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사원을 퇴직한 모 심사 심의관이 보험협회 전무 자리에 내정 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권에 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임직원들은 이종남 감사원장 집 앞에서 감사원의 낙하산 인사 음모를 저지한다며 항의시위까지 벌였다.

손보협회 노조는 인사권 회복을 주장하며 5일째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조합원 만장일치로 ‘낙하산 인사저지 투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했다.

또 전국손해보험노동조합은 감사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감사원장의 즉각적인 면담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직원은 감사원이 인사를 철회할 때까지 저지 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낙하산 인사는 보험 비전문가의 무분별한 영입으로 인해 손보업계 발전에 아무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음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보다 임직원들이 느낄 자괴감이 더 큰 문제다. 손보협회 전무 자리는 1억원대의 연봉과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나라에 1억 연봉을 받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특히 극소수에 포함되는 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자기 일을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업계의 득실을 따지기 전에 명분도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임명됐을 때 한솥밥을 먹는 직원들의 공허함은 얼마나 크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과연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하는 협회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지 의구심이 든다.

한 사람의 비전문가가 영입되는 문제보다 자기 일에 대한 믿음 상실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려는 의도가 뭘까. 3년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에도 감사원 출신인 현 고동수 손보협회 전무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정부당국이 혹시 손보협회 자리는 당연히 감사원에서 옮겨가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시대는 어제가 다르고 내일이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 그랬으니까 현재도 똑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야말로 걱정이 아닐수 없다. 이번 손보협회 인사가 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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