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씨티은행장, 'KB 회장 도전' 놓고 뒷말 무성
하영구 씨티은행장, 'KB 회장 도전' 놓고 뒷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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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노조 "당황...후보군 압축되면 공식입장"

▲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현(現)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거론되면서 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추이를 좀더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최근 진행중인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하 행장이 현직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입후보하자 은행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은 분위기다.

최근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중도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은 KB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전체 후보군 84명 중 1차 후보 9명을 확정했다.

이 중 본인 동의를 받지 않은 1명(하영구 은행장)을 제외한 8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한명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자 금융권 안팎에선 하 행장이 은밀하게 KB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논란이 지속되자 하 행장은 사내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공식적으로 후보직 수용을 알렸다.

하 행장은 "지난 2일 KB금융지주 회추위로부터 제가 회장후보 9명에 포함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후보를 대상으로 KB금융지주 회장 추천을 위한 평판조회 등 프로세스를 진행함에 있어 저를 포함해 진행하는 데 대한 본인 동의를 요청 받았고, 저는 이 요청에 동의하고 프로세스에 참여키로 했음을 말씀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KB국민은행장의 겸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직과 씨티은행장을 겸임, 15년여간이나 조직을 이끌고 있는 하 행장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입후보자 중 지주회장과 행장을 겸임한 이는 하 행장과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뿐이다.

그러나 하 행장이 현직에서 사퇴하지 않고 경쟁사 CEO에 입후보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직에 있는 금융사 회장이 경쟁사 경영진으로 입후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현재 씨티은행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과거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 하 행장의 입후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씨티은행 노조측은 "구조조정 단행 등 은행이 녹록치 않은 환경에 있는 가운데 소식이 들리니 당황스럽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KB금융 회장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되면 공식적인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는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CFO),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겸 이사회의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7명으로 압축됐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과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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