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이모저모] 불합격 문자도 마케팅?…감성자극 '눈길'
[채용 이모저모] 불합격 문자도 마케팅?…감성자극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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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유플러스가 2014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서류전형 불합격자들에게 보낸 메시지

LGU+ "역량순 아닌 인재상 차이"
일부기업 미숙한 채용진행 '빈축'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신입채용이 서류전형이라는 첫번째 산을 넘었다. 이런 가운데 각 대기업들이 서류전형 불합격자에 보낸 이메일과 문자메시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합격 메시지 보단 불합격 메시지 작성에 골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채용 지원자임과 동시에 기업의 잠재고객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채용과정에서 합격 및 불합격 여부를 이메일, 문자메시지, 홈페이지 게재 등을 통해 지원자에게 알리고 있다.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LG그룹과 현대로지스틱, 현대건설, 롯데그룹, 한국전기안전공사 등도 각 단계를 통과한 지원자에게 이 같은 방법으로 합격 여부를 알린다.

최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기업 중 세심한 불합격 문구로 지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곳은 현대건설, LG유플러스, LG전자 등이다.

이날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현대건설은 공식홈페이지 채용 확인란과 이메일 등을 통해 불합격자를 향한 메시지도 게재했다. 현대건설은 "귀하를 포함한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통해 보여지는 열정과 가능성 그리고 현대건설 입사를 향한 의지는 어느 하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우수한 것이었다고 생각 된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알렸다.

이동통신 기업 중에선 LG유플러스의 불합격 메시지가 많은 지원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달 26일 서류 합격자를 발표하며 "귀하의 뛰어난 역량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아쉽지만 제한된 모집 인원으로 인해 금번 채용에서 함께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뜻밖의 결과에 실망이 크시리라 생각되지만, 본 결과는 역량 순이 아니라 당사의 인재상과 조금 다른 부분에 대한 판단의 결과이오니, 더 좋은 기회에서 청운의 꿈을 마음껏 펼치실 거라 확신한다"고 불합격한 지원자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늦은 오후 합격자를 발표하며 "서류검토 결과 인원이 한정되어 금번 전형에는 불합격 안내를 드리게 된 점 아쉽게 생각한다"며 "평소 LG전자에 보내주신 관심과 배려에 감사드리며, 추후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하여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일부 대기업들은 여전히 '불합격' 여부만 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문자 메시지로 발송하고 있다.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이모씨(26)는 "중공업 분야의 세계 수위를 다투는 기업에 지원했는데 합격 여부 확인을 해보니 붉은색 글씨로 '불합격'이라고 크게 적혀 있어 상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로의 글을 길게 써준 기업이 기억에 오래 남긴 한다. 하지만 불합격 메일을 읽다가 더 큰 실망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불합격 통보 방식 외에도 채용과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5)는 "졸업 후 첫 번째 취업 시즌을 맞았는데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지원한 일부 기업이 전형 진행 일정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속이 탄 경험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불합격 메시지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맞다"며 "일단 우리 회사와는 인연이 없었던 것이지 국내 시장에서 끊임없이 상대해야 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인사담당자 역시 "불합격만으로도 감정이 상한 지원자들을 세심히 배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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