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컴퍼니와 재벌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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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만 삼성에 이어 현대까지 재벌그룹 총수들이 잇달아 검찰 청사를 드나드는 민망한 광경을 우리 모두 지켜보고 있다. 실상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오너들인 이들 재벌 총수들의 잘못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일반인들로서는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기업들이 잘못되면 한국 경제가 위험해진다는 의도성 경고에 더 마음이 쓰이는 것이 장삼이사 서민들의 오그라든 간의 현주소다.

그런 재벌들의 모습을 우울하게, 혹은 짜증과 분노를 섞어서 바라보다가 보면 유명 연예인들의 재테크 소동에 헛웃음을 웃을 일도 생기는 게 요즘이다.

누구라도 알만한 연예인 이름을 내건 주식회사를 세우니 마니 하는 소리에 주가가 정신없이 출렁인다. 그리고 뒤이어 거짓 공시를 내 거래도 잘 안되던 주식을 고가에 팔아치운 회사 대표가 해당 연예인의 이름으로 고발된다.

그런가 하면 대표적인 한류 스타가 지리멸렬하던 회사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갑자기 주가가 폭등해 투자한 연예인은 하룻새에 몇 백 억인지 몇 천 억인지를 벌었다고 미디어들마다 호들갑 떤다. 그리고 다음날은 다시 그 주가가 반토막이 나서 어이없게도 만든다.

대체 누가 그런 주가를 만드는 주역이라고 해야 할지 모호하다. 거짓 공시에 돈 싸들고 달려드는 개미군단은 실상 투자한 재산 전체를 걸고 그 책임을 지는 셈이다. 그러나 거짓 공시를 내서 주식을 팔아치운 주범들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는지는 잘 모른다.

구경하는 서민들로서는 그저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이 등장한 소동을 보며 한 때 웃어보는 것으로 그칠 뿐이다. 스타컴패니는 그 스타의 유명세가 바로 브랜드 가치이니 시장에서 어떻게 거래되든 나름대로 정직하고 정확한 가치평가라 할 수도 있다. 유명세가 사라지며 브랜드 가치 또한 급락한다 해도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재벌 총수는 그 자체로서 브랜드 가치를 갖는 존재일 수 없다. 그러나 언론은 그 재벌 총수의 우울한 사진과 기업의 어두운 전망을 함께 배치하려고 애쓴다. 재벌 총수를 자기 이름값으로 브랜드 가치를 삼는 연예인 스타들과 동일시하는 언론 보도의 경향성을 보면 아직도 우리 기업문화가 여전히 봉건영주 시대, 나아가 황제경영의 제국시대를 배회하고 있다는 인식이 우리에게 강하게 남아있구나 싶다.

물론 탁월한 경영능력을 가진 경영자는 그 자체로서 브랜드 가치를 가질 만하다. 하지만 그 한 사람으로 인해 거대 기업이 하루아침에 가치가 급변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2세 혹은 3세 재벌 총수들은 모두 특별한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 그 자리에 올랐다기보다 부모의 자리를 물려받아 차지한 경우다. 물론 형제들 간에 보기 민망한 사건까지 일으킨 끝에 최종적인 경영권을 얻었다 해도 애당초 물려줄 부모 재산 없는 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특혜라는 사실까지 부정되지는 않는다.

집은 주인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 퇴락한다. 그러나 잠시 관리를 못한다 해도, 또는 주인이 바뀐다 해도 그 집의 가치는 보존된다. 그럼 기업은 다른가.

대우그룹이 해체될 때 수많은 한국적 자산들이 날라 간다고 아우성쳤다. 그리고 외국계 자본들에게 넘어간 부분도 적지는 않다. 그러나 당시 특별히 부실화됐던 기업들만 아니면 지금 다 잘 굴러가고 있다. 다만 그룹 총수라는 자리가 없어지고 그에 따라 그룹의 울타리는 사라졌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부실기업을 거들며 함께 부실화할 수밖에 없었던 굴레도 함께 사라졌다. 그랬기에 지금은 건강한 기업으로 되살아났다. 그 대우그룹은 더군다나 천재적 경영능력을 지녔다고 소문났던 창업자를 오너로 한 그룹이었다.

이제 더 이상 경영권의 향방에 국가 경제의 미래까지 연동시켜 들먹이지는 말자. 잘났건 못났건 재산을 물려주려는 것까지야 우리가 자본주의를 하는 한 막을 수 없다. 다만 경영권까지 물려주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다르다. 더구나 탈세는 결국 우리네 서민들의 주머니까지 털리는 일이니 당연히 막아야 할 일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우울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동영상들을 보고 있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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