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계, 매출 늘어도 R&D 투자 '제자리'
국내 화장품업계, 매출 늘어도 R&D 투자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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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각 사 반기보고서

[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작년에 비해 연구개발(R&D)비용을 늘리긴 했지만, 매출 성장세에 비하면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K홀딩스(애경산업)와 에이블씨엔씨(미샤), 보령메디앙스 등은 매출액의 1%도 채 되지 않는 금액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집행하고 있었다.

19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에서 화장품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장사 9곳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올 상반기 동안 연구개발비용으로 평균 105억8849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로만 따지면 전년동기(88억3244만원)대비 19.88%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액도 크게 늘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2%대에 머물렀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동안 매출액의 평균 2.15% 수준을 연구개발비에 썼고, 올 상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인 2.17%를 집행했다. 매출의 4%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세계 1위 로레알그룹과 비교해도 다소 뒤처지는 수준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가장 많은 규모인 441억2700만원, 뒤이어 2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이 362억2500만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매출액 대비 비율로는 각각 1.92%에서 2.32%, 2.24%에서 2.5%로 0.4%p, 0.26%p씩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동안 아모레퍼시픽이 전년대비 9.16% 오른 1조6027억8770만원, LG생활건강이 6.73% 증가한 1조6598억5800만원(생활용품 및 화장품사업 부문 합계)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답보 상태다.

지난해 적자전환하면서 연구개발비용도 축소시켰던 에이블씨엔씨는 올 상반기 매출이 소폭 개선되자 연구개발비용도 소폭 늘렸다. 그러나 여전히 매출액 대비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 수준(0.68%)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보다 1억4398만원 늘린 12억4497만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했다.

애경그룹의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을 전개하는 애경산업도 그 비율이 1%를 넘기지 못했다. 올 상반기 동안 AK홀딩스는 애경산업을 통해 화장품과 생활용품 부문에서만 8.12% 증가한 4518억3665만원의 매출을 냈지만, 연구개발비용은 1.93% 정도 늘린 18억9800만원을 집행하면서 전체적으로 매출대비 R&D 투자 비율은 0.98%에 불과하게 됐다.

보령메디앙스의 경우 매출이 감소하자 연구개발비용도 줄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2억1001만원을, 올 상반기에는 1억8846만원을 R&D 비용에 포함시켰다. 이 기간 4.12% 감소한 760억8538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연구개발비용은 10%나 줄인 것이다. 보령메디앙스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율은 0.25%로, 비교 가능한 9개사 중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코리아나화장품은 매출이 줄었음에도 투자비용을 오히려 늘리면서 매출액대비 연구개발 비율 순으로 1위를 차지했다. 코리아나는 올 상반기동안 매출액의 4.31%에 해당하는 19억9500만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펴낸 '2013년 보건산업통계집'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국내 화장품 193개 업체(비상장사 포함)의 매출액은 7조9439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증가했지만, 연구개발비 지출은 2291억원으로 16.3%나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10년 4.2%에서 2011년 3.9%, 2012년에는 2.9%로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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