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한-중FTA, 자동차업계에게 '기회 혹은 위협'
[전문가기고] 한-중FTA, 자동차업계에게 '기회 혹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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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의 효과는 크다. 가장 규모가 큰 한-미FTA와 한-유럽 FTA로 수출과 수입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시장도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편입되고 있다. 모든 기준이 국제 기준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해외의 흐름이 바로 국내 시장의 흐름으로 나타날 정도다. 수출을 기반으로 먹거리를 마련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외와의 교류 활성화로 활로를 찾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이런 필요성이 대두된다. 국내 생산과 해외 생산의 비율을 조율하면서 환율 문제, 현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현지의 소비자 목소리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품 등 글로벌 소싱으로 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차종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현대차는 국내 생산 약 40%, 해외 생산 60% 정도이며 기아차는 해외 생산 약 40%, 국내 생산 약 6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비율은 국내 여건이 나빠지면서 해외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 수입차와 치열하게 점유율 빼앗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며 승용디젤차,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연비문제, 저탄소 협력금 제도 등 국산 차량 판매를 어렵게하는 다양한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한-중 FTA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기회다. 최근 중국산 중저가 자동차 모델이 국내로 쏟아지면서 시장 잠식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으로의 직수출로 국내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양국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차의 대중차에 대한 이미지와 기술력은 세계 수준급에 올라 있기 때문에 아직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의 아쉬움을 메꿀 수 있다. 또 양국은 황해를 사이에 두고 있어 물류비용 등 낭비요소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중국산 한국차의 역수입이다. 한-중FTA로 이미 200만대 생산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국 현대차와 기아차가 무관세 형태로 국내 시장으로 역수입될 수 있다. 중국 자동차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 제작된 자동차보다 가격이 20~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만 개선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미 중국 토종브랜드인 '지리자동차'는 영입한 볼보자동차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볼보차 일부 고급 차종을 내년부터 북미 등 선진국에 수출하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북경현대’라고 한문으로 표시된 중국산 쏘나타를 국내 시장에서 보는 날도 머지 않아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한-중 FTA를 중국 시장 공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중국 업계에게 위협을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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