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전부지 입찰 참여…이재용 부회장 첫 작품?
삼성, 한전부지 입찰 참여…이재용 부회장 첫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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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현금보유 최대' 삼성電 주축 TF 가동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의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 참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부지 입찰과 개발까지 총 10조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 계열사 중 현금보유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실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내부회의를 거쳐 한전부지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한전부지의 면적은 축구장 12개를 합친 크기와 맞먹는 7만9342㎡(제곱미터)에 달해 개발비용으로 최소 10조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한전부지에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사옥을 능가하는 대형 복합빌딩을 세우고 전자계열사를 입주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T전시장과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끌고 있는 면세점 사업장 등 쇼핑공간도 꾸밀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워낙 규모가 커 전자계열사들 외에도 그룹 내 다양한 사업장이 입주할 수 있다"며 "인근지역에 공항터미널과 호텔이 들어서 있는 만큼 면세점과 패션몰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삼성이 한전 부지 매입에 나설 경우 삼성 전체 계열사 중 현금보유면에 압도적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테스크포스(TF)가 꾸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경영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현금 보유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66조 원이다. 이 가운데 약 90%에 해당하는 59조원 이상을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그룹 가운데 어느 쪽이 낙찰 받게될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주축으로 움직일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첫 대형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의 굵직굵직한 현안과 대규모 투자 사업은 이건희 회장의 손을 거쳐 이뤄졌지만 이 회장이 와병상태인 만큼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아직 한전부지 입찰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쟁자인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한전부지 매입 의사를 밝힌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생명 자산운용 부문의 인력 등으로 비공개 전담팀을 꾸려 준비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11년 삼성생명이 한전 본사 인근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매입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최대 경쟁자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보다 앞선 2009년에는 삼성물산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본사 일대를 초대형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이 굳이 거액을 들여 한전부지를 매입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부정적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은 10대그룹 중 토지면적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106개사)의 보유 토지면적은 2008년 3910만㎡에서 지난해 말 4450만㎡로 540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물산 등이 서울레이크사이드를 인수하면서 416만㎡의 토지가 새로 편입됐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삼성은 한전 부지와 근접한 강남 일대에도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이 강남 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일대에 확보한 부동산 평가액은 12조6080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최대 규모다. 서초동 등 접근성이 뛰어난 강남일대에 토지 44건(48만7500㎡)을 소유하고 있으며, 토지 평가액만 8조원을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 주요 건물 20여개의 평가액만 4조4920억원에 달한다.

한편, 한전부지 입찰은 오는 17일 마감되며, 다음날 오전 1원이라도 더 많은 금액을 적어 낸 기업으로 낙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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