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얻게 될 매각차익(약4조5000억)에서 1000억원을 떼어내 한국에 기부하는 동시에 7250억원을 과세논란이 끝날때까지 국내 은행에 예치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그 배경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헐값매각 수사에 혹시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론스타 미국 본사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14일 한덕수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에게 팩스로 1000억원 기부 및 과세논란 종결시까지 7250억원에 대한 국내은행 예치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뿐만아니라 스타타워 매각 차익에 대한 추징세금 1400억원도 법적인 결론(현재 국세심판원 심판청구중)이 날 경우 납부하겠다는 의사도 함께 밝혔다.  
 
론스타는 감사원의 감사나 검찰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며, 특히 19일경 고위층이 서울을 방문, 이를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입장도 전해왔다.
 
론스타가 세금을 한 푼도 못 내겠다던 입장을 갑자기 바꾼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최근 론스타에 대한 한국내의 좋지 않은 여론형성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한 뒤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먹튀'할 것이라는 여론을 가라앉힐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론스타는 그동안 법대로 한다는 입장을 고집해 왔고,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불법이나 비리가 없다는 자신감도 보였었다.
 
그러나, 론스타가 범죄집단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광범하게 확산되되면서 외환은행 인수 무효화 논란까지 일자 론스타 측으로서도 원칙만 고집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 간여했던 외환은행 전 직원이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한국 내 국민 감정이 악화된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상황파악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지난주 미국 론스타 본사에서 한국 상황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한국의 국민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론스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이 미칠 영향은 어떨까.
 
금융계는 투자자들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모펀드로서는 대단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오히려 여론을 더 악화시킬 소지도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분위기로는 론스타의 뒤늦은 입장변화에 대한 긍정적 여론보다는 약 4조5000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 기부금 1000억원으로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스타타워 과세문제 함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 대한 의혹등으로 론스타에 대한 여론이 너무 안좋게 형성됐기 때문에 "뭔가 잘못이 있으니까 저러는 것 아니냐"는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의 이번 입장 표명은 한국에서 계속 영업을 하기 위한 이미지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대한 의혹은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에서 어짜피 밝혀질 일이고, 론스타의 이번 입장 표명이 감사나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 감사와 검찰수사가 여론의 등을 업고 예상보다 강도높게 진행되는데 따른 일종의 '물타기용' 이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성욱 기자 wscorpio@seoul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