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사, 임금인상 입장차 '첨예'…파업 수순
현대重 노사, 임금인상 입장차 '첨예'…파업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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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35차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 측이 처음으로 협상 제시안을 내놨지만, 양 측의 입장차가 극명해 노조는 예정대로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입장이다.

2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1일 울산 본사에서 제35차 교섭을 가졌다. 이날 사측은 기본금 3만7000원 인상과 통상임금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 측의 거부로 협상이 무산됐다.

노조는 이날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2일 오후 '임단협 경과 보고대회'를 연 뒤 당초 예고한대로 3일 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을 거쳐 합법적인 파업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기본급 인상 이견…양측 제시안 차이 '4배'

양 측의 입장 차가 극명한 부분은 기본급이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현 기본급 대비 13만2013원을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인상분은 3만7000원으로 4배 이상의 격차를 보인다.

성과급의 경우도 노조 측은 기본급의 250%를 기본으로 추가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지급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산출하고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과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 확대안과 관련해서는 노조는 정기상여금인 기본급의 800% 전체를 통상임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그 중 700%만 포함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상여금 지급기일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이밖에도 노조는 회사의 전년도 세전 순이익의 5%를 사내 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72억원에 달하는 액수지만, 사측은정액 30억원 출연으로 금액을 한정했다.

 

▲ 자료=현대중공업 노조.

◇"지난해 기본급 인상 7800원" 對 "사상 최대 경영 위기"

노조가 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에서도 기본급 월 7800원 인상, 호봉승급분 포함 3만500원 인상에 최근 10년간의 기본급 인상 수준이 너무 낮았다는 것이다.  업계 불황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사에 비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이 제시한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7.9개월로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16.5개월), 삼성중공업(12.6개월)보다 길었으나, 올 상반기 1인 평균 급여액은 2800만원으로 대우조선(3600만원), 삼성중공업(3100만원)보다 300~800만원 가량 적었다.

노조 관계자는 "10년 이상 근속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분이 크지 않아 최저 임금 수준에 머무르는 월급을 받고 있다"며 "기본급이 너무 낮아 특근 등 잔업을 채워 임금을 올려왔지만 최근에는 경기 악화로 그나마도 받기 어려워져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회사가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업황 악화로 지난 2010년 5조원 이상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8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 악화가 심화돼왔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1조 이상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회사 임원들은 지난 6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재성 회장 등 사장단은 급여의 30%를, 부사장과 전무이하 임원급은 각각 급여의 20%, 10%를 반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길선 회장을 신규선임하는 등 수익성 확보와 업계 불황 타개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 측의 요구 사항에 격차가 많이 벌어지긴 했지만 격차를 좁혀 나갈 것"이라며 "파업 사태까지 번지지 않도록 조합원들에게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등 타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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