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뚜껑보고 놀란 현대캐피탈
솥뚜껑보고 놀란 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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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이 현대차와 관련된 비자금 사태에 휩쓸려 불똥을 맞았다. 일부 언론보도에 현대캐피탈에서 수백 억 원 대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포착됐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이로 인해 현대캐피탈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질 정도였다.

이러한 보도는 검찰에서 현대차 3개 회사만 해당하며 현대캐피탈은 관련이 없다고 밝혀 일단락을 맺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의 비자금 사건과 엮어 또 한번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처음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이를 대부분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 현대캐피탈 신인도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기사가 나온 아침에 IR담당자는 쉴 새 없이 투자자들의 문의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전화를 걸어오는 투자자들은 모두 불안감에 휩싸여 확실한 정황을 알려달라고 성화였으며, 담당자는 이에 대한 해명도 일일이 해야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GE와 제휴를 맺고 GE쪽의 지분이 상당수가 있는데 어떻게 비자금 조성을 할 수 있으며 과거에 이러한 일이 한 번 있었는데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할 바보가 어디 있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때마침 GE머니 아시아 대표가 한국에 와서 강연도 하면서 앞으로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던 중이여서 현대캐피탈 임원진들은 더욱 애를 먹었다. 외국금융회사들은 금융의 투명성에 대해 더욱 철저하게 강조하기 때문에 이러한 비자금 의혹에 관한 기사가 나왔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2금융권은 자금 조달을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해 오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신인도가 생명이나 마찬가지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8월 무디스로부터 제2금융권 최초로 투자적격등급인 Baa3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S&P로부터 BBB 등급을 획득해 대형 우량은행 정도의 신인도를 인정받았다.

이러한 신용도 상승으로 인해 작년 해외 채권 발행이 좋은 조건으로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신용도 상승에 대해 계획이 짜여져 있었는데 큰 손실을 본 것이라며 답답할 따름이라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전략적인 광고와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이미지 상승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러한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빚어진 타격은 상상한 것 이상이다”라며 “언론계에서도 정확한 정보 조사로 인해 글로벌 회사로 나아가고자 하는 업체에 대해 큰 손상을 입히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전업계를 출입하는 기자로써 기사 하나가 기업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새삼 실감하는 기회가 됐다.
 
정미희 기자 mihee82@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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