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생보사, '이쁜이 수술' 망령에 또 '긴장'
<초점>생보사, '이쁜이 수술' 망령에 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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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등 '요실금' 관련 보험금지급 급증...대책없어 고심

90년대 말 상품개발 시점에서 '이쁜이수술' 소동을 빚었던 여성건강보험의 요실금 역선택 문제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최근들어 의료보험 수혜대상에 요실금이 포함되면서 또 다시 문제가 불거져 해당상품을 판매했던 생보사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12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여성시대건강보험' 가입자들의 요실금 수술 증가로 관련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요실금 수술이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수술비 부담이 줄어든 데다 일부 의사들의 권유로 보험가입자들의 수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관련보험금 지급은 1일평균 10억원 이상, 월 평균 2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이후 1월 들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월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누적된 거수보험료가 있는데다 전체 보험금 지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보험사 입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지급사유가 역선택의 소지가 많다는 것, 즉 안 나가도 될 보험금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의 여성시대건강보험 보유계약은 약 140만건, 확률은 거의 제로이지만 만약 이들이 모두 수술을 받을 경우를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7조원의 보험금이 필요하게 된다.
 
'굿모닝건강보험'이라는 명칭으로 상품을 판매한 대한생명의 경우 보유계약건수가 40여만 건이어서 이들이 모두 수술을 받는다면 1조2천억원의 보험금이 발생하게 된다. 
 
대한생명의 관련 급부는 삼성생명보다 200만원이 적은 300만원이다.
 
대한생명도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올들어 관련 상품의 보험금 지급이 꾸준히 늘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
 
'여성시대건강보험' 관련 보험금이 올들어 급작스레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1월부터 요실금 수술이 의료보험 수혜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즉, 요실금 수술비는 150만원 정도 하던 것이 80만원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수술시 보험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500만원(대한생명 300만원)에 달해 수술비와 보험금간 차익이 커진 것.
 
역선택의 유혹이 커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의사들이 관련 보험상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을 유도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보험사들의 고민을 깊게 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기 상품 판매 이후 약 10여년이 흘러 실제로 요실금 수술의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으나 수술 급증 추세를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성시대건강보험은 개발 당시인 98년 이후 2000년을 전후해 이른바 '이쁜이 수술' 문제로 한 차례 소동을 빚은 바 있다.
 
삼성생명측에서 수술에 따른 보험금을 너무 높게 책정한데다 일부 설계사들이 '이쁜이 수술'을 운운하면서 보험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가 '이쁜이 수술'과 실제 요실금 수술과의 모호함 때문에 역선택 문제가 발생, 홍역을 치뤘던 것.
 
당시 삼성생명은 보험금 지급이 늘자 '여성시대건간보험'의 급부 내용 중에서 요실금 부분을 삭제하는 식으로 사태를 미봉했었다.
 
한편 요실금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지자 해당 보험사들은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으나 정작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일부 생보사는 의사들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구상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태의 추이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보험사의 상품하나가 어떻게 설계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양우 sun@seoulfn.co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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