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빅2 "기필코 흑자전환"…그룹 명운 건 총력전
해운 빅2 "기필코 흑자전환"…그룹 명운 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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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한진그룹 자구계획 이행 '성과'
해운업황 악화로 그룹 재무부담 가중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국내 해운 BIG 2 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사가 속한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이 수조원대의 자구 계획을 상당 부분 이행함에 따라 유동성 악화의 근본 원인인 영업실적 회복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11일 하반기 영업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모인 30여명의 임직원들은 시황 전망과 항로 운영 계획 등을 공유하고 하반기 흑자 달성을 위한 전략을 총 점검했다. 조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현대상선도 지난달 말 이석동 대표이사 등 임직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하계 영업전략회의를 열고 수익성 극대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는 "연내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사가 흑자전환 달성 시점을 올해로 설정하고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각 그룹이 자구 계획 이행을 상당부분 완료한 현 시점에서 영업 적자를 지속할 경우 그룹 전반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현대상선의 재무 위험이 여타 계열사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

한진그룹도 한진해운의 그룹 편입 이후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을 무리하게 지원하고 있어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자구 계획 중 상당부분을 이행했으나, 각 그룹이 확보한 순현금 유입은 자구 실적과 6000억원~1조원 가량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발표한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 중 이달 초까지 약 2조원 가량의 자구안을 이행했지만, 순현금 유입은 1조1877억원에 그쳤다. 한진그룹도 당초 발표한 5조원의 자구안 중 3조2673억원을 이행했지만, 이에 따른 순현금 유입은 약 2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김봉균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난 3일 레포트를 통해 "두 그룹의 실제 현금 유입 규모와 영업실적 회복의 지연을 감안하면 현 수준의 자구 이행 성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자산 매각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원가 절감 노력 등 수익성 개선 방안이 지난 1분기 적자폭을 대폭 축소하는 등 성과를 보이는 만큼 연 내에 흑자전환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선박 매각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올 상반기에 전년대비 적자폭이 상당 폭 줄어든 만큼 올해 내에는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더딘 시황 개선과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좌우되는 경쟁 상황은 양사의 흑자 전환을 발목 잡고 있다. 양사가 당초 2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했다가 연내 흑자전환으로 달성 시점을 연장한 것도 이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수익성 회복 노력을 지속하고있지만 영업실적이 좋아지려면 근본적으로 물동량 증가와 운임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세계 물동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데다 운임인상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영업실적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초대형 선사들이 낮은 운임에도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내고 있어 올 상반기 운임인상이 쉽지 않았다"며 "향후 2년 내에 1만5000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수십척 인도되는 만큼 컨테이너 운임이 의미있게 상승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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