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영원한 승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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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만 김인만연구소장
브라질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다. 시차로 새벽경기를 봐야 하는 우리입장에서는 피곤한 일이지만 이 정도의 즐거운 피곤함은 삶의 활력이 되는 것 같다. 공은 둥글다고 하는데 이번 월드컵도 예외 없이 이변이 속출하고 있어서 더 재미있고 이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랭킹 1위인 스페인의 몰락이 가장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년 전만해도 스페인 축구는 승리방정식으로 인정받을 만큼 강력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가장 먼저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쓸쓸히 퇴장했다.

어디 축구뿐이겠는가.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했던 영국의 현재 모습을 봐도 그렇고, 승승장구하던 기업들이 한 순간 몰락하는 경우를 보더라도 영원한 승자가 없다는 진리만은 영원한 것 같다.

부동산시장 역시 영원한 것은 없다. 10년 전 강남 중대형을 중심으로 한 버블세븐 지역의 열기는 하늘을 뚫을 듯 했지만 몇 년 후 시장 흐름은 강북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으로 옮겨갔고, 현재는 서울·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 있다.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지만 그 심리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책, 신규 공급물량,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지역별 부동산가격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때가 되면 한 순간에 움직이게 된다. "이제는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현재의 분위기에서 합리화된 핑계일 뿐 절대 그렇지 않다.

부동산은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분이 반영이 되는 실물자산이기에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률 정도의 상승은 하는데, 다만 그 시기와 상승폭이 문제고 부동산가격을 움직이는 여러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움직이게 돼 있는 것이다.

부산 등 지방 부동산시장이 움직이기 전에는 부동산 규제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은 풀려있었다. 신규 분양물량이 줄어들면서 입주량이 감소했고, 전세가율은 70~80% 이상 올라있는 가운데 서울·수도권에 비해 지방 아파트 가격이 큰 차이로 벌어져 있던 상황이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 죽었다고 생각한 지방부동산이 움직였고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현재 서울·수도권 시장은 부동산규제를 제외하고는 5년 전 지방 부동산시장과 비슷한 점이 많다. 정부·정치권에서는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더 이상 서울·수도권이 받는 역차별적 규제는 개혁적인 수준으로 시장원리에 맞게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시장이 과열됐을 때 적용된 규제가 냉각된 후에도 남아있다는 것은 엄청난 모순이자 무책임한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향후 시장이 다시 과열이 되면 그때 다시 묶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부동산 규제가 제대로 풀려지면 "서울·수도권 시대는 끝났어"라는 말을 하는 동안에도 시장은 소리 없이 미래의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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