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잇단 국세청 세무조사에 '살얼음판'
식품업계, 잇단 국세청 세무조사에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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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대상·농심 등…이례적 행보에 '촉각'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국세청이 지난달 일동후디스를 시작으로 대상, 농심 등에 대한 세무조사에 잇따라 나서면서 식품업계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열흘 가량 차이를 두고 식품업체 세 곳을 연달아 조사하는 만큼 업계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일부터 서울 동작구에 소재한 농심 본사에 회계 및 세무 관련 자료를 확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조사는 지난 2009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측은 '정기조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세무조사는 대개 5년에서 10년 사이에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세무조사에 투입된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경우 '국세청 중수부'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정기조사와 차이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사4국은 일반적인 세무조사와 달리 탈세 제보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이 포착되는 경우 조사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조사 4국은 정기 세무조사 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대상그룹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면서 일부 기업이 아닌 식품업계 전반을 향한 수사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부터 조사 4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대상그룹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또 다시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대상의 불법적인 자금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군다나 대상은 지난 2005년에도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국세청이 임 회장의 또 다른 비자금 조성 혐의를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

이와 관련 대상 측은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정기조사라는 국세청의 통보가 있었다"면서 "26일 조사 당일 이후에는 국세청에서 단 한차례도 조사하러 나오지 않았고 특별히 다른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국세청의 이례적인 행보는 이뿐 만이 아니다. 기존의 세무조사의 경우에는 그룹 본사에 대한 조사만 이뤄졌다면 지방 공장에까지 조사원들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국이 산양분유 업계 1위인 일동후디스를 조사는 과정에 서울 구의동 일동후디스 본사뿐 아니라 강원 춘천과 횡성공장에 까지 국세청 조사원을 보낸 바 있다.

일동후디스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의 일이라 일반적인 조사라고 할 수 있지만, 본사와 지방 공장 조사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기조사로만 볼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국세청의 이례적 행보와 관련, 다음 타깃에 대한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주요 식품업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정기 세무조사를 5년 이상 받지 않은 식음료 기업들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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