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외환銀 잘못 팔았다"
盧대통령, "외환銀 잘못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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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국정최고 책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외환은행을 잘못팔았다" 고 공개적으로 발언, 파장이 일고 있다.
 
23일 노무현 대통령과 국민간 인터넷대화중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에 외환은행을) 론스타한테 잘못팔았다고 공무원들이 죽을 맛"이라고 말한 것이다.
 
주무부서인 재경부를 비롯한 관련부처 관계자들은 노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자체가 그렇다.
 
재경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한 경위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고 감사가 끝나고 나면 대검 중수부의 수사가 대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기회복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금융시스템에 위기 요인은 없다. 2004년 한주에 4000원, 5000원 하던 하이닉스반도체 주식이 지금 1만5000원이나 되면서 다 죽던 외환은행이 벌떡 일어났다. 그래서 외환은행 값이 비싸지고 서로 사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과거에) 론스타한테 잘못 팔았다고 공무원들은 죽을 맛이다"고 했다.
 
"잘못 팔았다"는 표현속에 당시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대통령의 가치판단이 개입된 것인가, 아니면 말들이 많으니 공무원들이 죽을 맛일 것이라는 단순표현일까를 놓고 해석들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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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날 2003년 당시 재경부 은행과장이었던 추경호 금융정책과장이 '국정브리핑'에서 당시 외환은행 매각의 정당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기고를 했던 터이다.
 
그런데 불과 몇시간 뒤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이 나오자 재경부와 대통령이 뭔가 '코드'가 안 맞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마저 대두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들은 "대통령 발언은 지금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아 많은 차익을 남기게 되자 언론을 포함해 곳곳에서 당시 매각과정을 문제삼으니 공무원들이 죽을 맛이지 않겠느냐는 수준의 언급인 것 같다"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어찌됐든 검찰수사까지 앞둔 재경부로서는 대통령의 입에서 `잘못 매각`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왔으니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한편 추경호 금융정책과장은 이날 아침 국정브리핑 기고문을 통해 "2003년 당시 외환은행 등 다수 은행이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고 있었고 무디스의 국내은행 재무건전성 등급은 `D-`로 82개국 중 65위에 해당돼 터키나 루마니아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말했었다.
 
또 국내은행이 약 5조원의 여신을 제공하고 있는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등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웠고 카드버블 붕괴, 북핵문제, 이라크전쟁 등으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시기였다고도 지적했다.
 
아무튼 시기적으로 대통령의 "잘못팔았다"는 언급은 향후 외환은행 매각작업과 매각의혹 규명을 위한 감사원 감사나 검찰수사를 앞두고 미묘한 파장을 불어일으키고 있다.
 
김성욱 기자wscorpio@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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