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계 저축銀, 몸집 불리기 '혈안'
대부계 저축銀, 몸집 불리기 '혈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J트러스트·웰컴론 등 전국망 확대
"무리한 확장으로 만성적자 우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 진출한 대부업체들이 전국 영업권 확보를 명분삼아 몸집불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친애저축은행과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KJI대부·하이캐피탈 대부 등 3곳의 대부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는 최근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주식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J트러스트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재 영업 중인 대부업체 3곳의 자산을 업종변경 등의 방식을 통해 친애저축은행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인수에 성공하면 J트러스트는 친애저축은행 지점 15곳과 SC저축은행 지점 4곳 등 총 19개 지점을 갖는 국내 최다 저축은행 지점을 갖게 된다.

대부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대부(웰컴론)도 최근 웰컴저축은행(옛 예신·해솔저축은행)에 이어 충남 서일저축은행 인수에 최종 성공했다.

이에 따라 웰컴저축은행은 현재 영업권인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충청지역까지 확대하게 됐다. 지점수도 서울·인천·경기와 부산·울산·경남지역에 12곳에 충남 서산 1곳을 추가하면서 13곳까지 늘어났다.

대부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의 경우 올해 2월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의 인수를 확정하고 현재 저축은행 운영을 위한 임직원 선발을 이달 말 완료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달초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OK(오케이) 저축은행‘이란 명칭으로 본격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점수는 예주 9곳, 예나래 9곳 등 18곳이다.

러시앤캐시는 지역밀착 관계형 영업을 펼치기 위해 지점이 없는 경상도와 강원도의 저축은행을 추가 인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이 시장에 대한 이해보다 영업을 위한 전국영업망 구축에 나서자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전국 영업망을 구축해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시장 상황도 잘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덩치만 키우다보면 결국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부실 저축은행으로 추락할 것”이라며 “전국 영업망도 좋지만 우선 내실 경영을 펼친 후 시장이 안정된 이후 몸집을 불려도 늦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대부업체들이 보기엔 저축은행 시장이 영업하기 쉬운 곳으로 여겨지겠지만 실제론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도 고객 유치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금융당국은 대부업체들이 우량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대부업체의 일반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대한 승인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협의 중에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암묵적으로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대부잔액이 일정 비율 이하라는 기준을 마련해 우량 저축은행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