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그랜드 C4 피카소] 탁월한 개방감에 준수한 연비
[시승기- 그랜드 C4 피카소] 탁월한 개방감에 준수한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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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의 캠핑열풍을 반영해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SUV와 더불어 MPV를 내놓고 있다. 국산차로는 현대자동차 트레제, 기아자동차 카니발, 쌍용차 로디우스 등이 수입차에서는 도요타의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 등이 미니밴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시트로엥이 지난 3월말 국내 미니밴 시장에 들여온 그랜드 C4 피카소는 외모와 내장부터 확연히 다르다. 헤드램프 상단까지 이어지는 슬림한 LED 주간등에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는 만화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를 연상케 한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차체 크기는 눈으로 보기에도 다른 경쟁모델보다 작은데 실제 전장과 전폭은 각각 4600mm, 1825mm로 현대차 중형세단 쏘나타의 전장과 전폭 4855mm, 1865mm보다 짧다. 운전이 서툰 초보 운전자들에게도 좁은 골목길 주행이나 주차에서 유리하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패밀리카 치고 차체는 작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넓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그랜드 C4 피카소의 휠베이스(차량의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는 이전 세대보다 11cm가량 늘어난 2840mm로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뛰어난 개방감도 작은 차체를 잊게 만든다. 무엇보다 총 넓이 5.70m²에 달하는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대형글래스가 뛰어낸 개방감을 선사한다. 밤에 차를 세워놓고 윈드 스크린을 통해 하늘을 보면 알퐁스 도데의 작품 '별'이 생각나기도 한다. 또한 운전석에서는 햇빛가리개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 뒤로 완전히 젖히면 아치형 루프가 도드라지면서 더 넓은 운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A필러에도 창을 크게 뚫어놔서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다만 7인승이라는 숫자를 오롯이 믿지는 말아야겠다. 사실 그랜드 C4 피카소는 7인승보다는 넉넉한 5인승에 가깝다. 트렁크쪽에 감춰져 있는 2개의 3열 시트를 펴면 7명이 앉을 수 있지만 레그룸이 협소해서 성인이 타기엔 역부족이다. 트렁크 활용도를 감안해도 3열 시트를 접고 4인 가족이 여행가기에 가장 적합하다.

▲ (사진 = 송윤주기자)

가장 흡족했던 부분은 의외의 곳에서 발견했다. 운전석에 앉자 헤드레스트가 목과 머리를 편안하게 감싸줬다. 기자가 덩치가 크지 않은 여성 운전자인데도 팔과 목, 허리가 편안해 2시간 이상을 운전해도 피곤함이 별로 없었다. 심지어 조수석에는 우등 버스에서 볼 수 있는 전동식 다리 받침도 장착돼 있다. 조수석에서 종종 단잠을 청하는 기자로서는 대부분의 차량에서 목과 다리가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 (사진 = 송윤주기자)

1열에도 실내 공간 활용이 좋다. 깊이와 넓이가 상당한 글로브 박스와 컵홀더 등 수납공간이 충분하다. 다만 기어박스를 없애고 핸들 위로 옛날 수동 차량 같은 칼럼식 기어를 장착한 점은 아쉬웠다. 금새 익숙해지긴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에 두께도 가늘어서 부러지거나 망가질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 (사진 = 송윤주기자)

그랜드 C4 피카소를 타고 다양한 주행환경을 겪어보니 특히 코너링과 제동력이 마음에 들었다. 주행성능에 비해 너무 민감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브레이크가 고속이나 저속에서도 불편함 없이 만족할 만한 제동력을 확보했다. 또한 푸조·시트로엥 모델 특성상 핸들링은 무겁지 않은 편이라 조금만 익숙해지면 좁은 골목길 주행이나 유턴 시에도 원하는 회전반경을 얻을 수 있다. 제동력과 핸들링을 접목해 고속주행 시 급커브길을 만나도 쏠림 현상 없이 매끄러운 코너링을 할 수 있었다.

트립을 200km 이상 찍고나서 평균 연비를 봤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커다란 계기판을 중앙에 배치해 속도와 평균연비, 연료 게이지 등을 뒷좌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제한 속도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과 정체 상태에서 시내 주행을 반복 했는데도 연비는 14.2km/ℓ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 순간연비는 25km/ℓ를 넘었다. 중형 디젤 세단이나 소형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연비다. 2.0 디젤엔진이 150마력의 출력과 38.7㎏·m의 토크를 발휘해 7인승 차체를 이끌어준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가격은 보급형 4290만원, 고급형 4690만원이다. 5000만원을 훌쩍 넘는 경쟁 수입차 패밀리카들에 비하면 독특한 디자인과 적당한 차체 크기에 연비와 가격까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강점 탓인지 C4 피카소는 출시 이후부터 예약자들이 줄이었고 시트로엥 월간 판매랑 50여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불모터스는 시트로엥 C4 피카소의 5인승 모델도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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