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플레 100% 자국 문제, 중국 탓하지 말아야"
"일본 디플레 100% 자국 문제, 중국 탓하지 말아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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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경제서 비중 2% 미만...적극적인 통화 정책 필요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선임연구원인 마쿠스 놀란드(Marcus Noland)와 아담 포젠(Adam Posen)은 일본의 디플레 원인은 중국의 저가 상품 유입에 있지 않고 그 동안 대내 경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을 사용하지 않은 완전한 국내 문제라고 파이낸셜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 7일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디플레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유로존도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통화 확대 정책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은 중국 등 신흥 개도국의 저가 상품이 세계 디플레이션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상반된 것이다. 이에 힘을 얻은 듯 다이샹룽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위안화 평가절상 계획이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IIE 두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 문제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외부에서 찾으려는 희생양 찾기는 결국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중국과 다른 신흥 공업국의 저가 생산품은 오히려 세계 경제의 부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값싼 수입품이 일본과 다른 국가의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늘려주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이들 경쟁력있는 상품의 생산은 중국의 소득을 늘려주고 동시에 일본 등지로부터 들어오는 해외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소비를 증가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평가하는 기본 이유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이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도 채 안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낮은 비중의 중국 제품이 일본 전체의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험을 비교해 보아도 마찬가지 결론이다. 과거 10년간 일본 경제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미국 경제는 성장해 왔다. 그러나 똑같이 중국이나 다른 신흥 시장으로부터의 수입품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교역재 중심으로 물가 하락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은 일본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유도했고 시장에서 뒤처진 기업들을 퇴출시키는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더 많은 군살을 제거할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반대로 일본은 기업부문의 취약함을 붙들고 고심하다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부를 희생해야 했다. 디플레이션을 잡지 못한 잘못은 세계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 오류에 있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유로존도 마찬가지로 디플레 리스크 우려가 가중되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하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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