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애플, 음원 스트리밍 '격돌'…파급력은?
삼성 vs 애플, 음원 스트리밍 '격돌'…파급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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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 애플 로고

전문가들 "음원시장 영향 제한적"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과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듣고 싶은 음악 장르와 가수 등을 지정하면 라디오처럼 비슷한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직접 음악을 선택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선곡된 노래가 흐르는 라디오 방송에 가깝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음원 스트리밍 업체 '비츠 뮤직'과 헤드폰 제조사 '비츠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번 인수에 30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할 예정으로 그동안 진행한 인수합병 가운데 최고가다. 음원 스트리밍 사업을 놓칠 수 없다는 애플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지난해 6월 선보인 아이튠즈라디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축제 기간에 맞춰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인 '밀크뮤직'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밀크뮤직은 삼성전자가 미국 음원서비스 업체 슬래커와 손잡고 내놓은 서비스로 1300만여곡을 200개 스테이션(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밀크뮤직은 무료 버전으로 출시 2달 만에 미국에서 다운로드수 40만건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음악 사이에 광고를 넣는 무료 버전과 월 3.99달러(약 4000원)를 내고 광고를 듣지 않는 프리미엄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과 애플이 음원 스트리밍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지난 2010년과 비교해 3배나 증가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전체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다운로드가 67%, 스트리밍이 27%를 차지하고 있지만 추월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바일 기기 제조사이기에 갖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판매하면서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본 앱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사의 음원 스트리밍 시장 대결이 국내시장에선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 29일 삼성전자는 소리바다와 손잡고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기존 서비스들이 유지하고 있는 월 6000원대 보다 낮은 월 2000원대 이하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1위 멜론(로엔·56%) △2위 엠넷닷컴(CJ E&M·18.5%) △3위 벅스(네오위즈인터넷·12%) △올레뮤직(KT뮤직·9.3%) △소리바다(3.3%) 순이다.

이들 국내 업체 중 멜론, 네이버뮤직 등은 스트리밍 라디오 부가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 삼성이 내놓을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의 윤곽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전혀 새로운 형태는 아니라는 의미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스트리밍 라디오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3000원대로 음원 골라듣기(A-la-carte)가 가능한 한국에서 매달 2000원을 내고 랜덤으로 송출되는 방식의 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얼마나 가입할 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리밍 라디오는 음원 다운로드 가격이 고가라서 골라듣기 방식의 월정액 스트리밍 가격이 비싼 북미와 유럽에서 이에 대한 보완재로 만들어낸 저가 서비스 방식"이라며 "요금이 저렴한 이유는 저작권자들이 방송으로 간주해 정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음원업계 관계자 역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가 디지털 음원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며 "이미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은 견고한 1위와 2위 이하 업체들이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어 삼성이 그것을 깨긴 어려워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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