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인도, 제 2의 중국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기고] 인도, 제 2의 중국이 될 수 있을까
  •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
  • kh.choi@etrade.co.kr
  • 승인 2014.05.30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
인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직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뿐이지만 이 한 명으로 인해 생겨난 기대감이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모디의 총리를 '덩샤오핑'의 재림으로까지 평가하고 있다. 침체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인도 경제에 새로운 개혁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하는 것이다.

현재 인도의 경제상황은 썩 좋지 않다. 경상수지는 여전히 적자에 머물러 있고, 2004년부터 10년간 평균 8.4%를 기록했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13년 4.5%로 하락했다. 인도에서 불고 있는 '모디열풍'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모디총리는 구자라트주의 주총리 시절 2002년부터 12년간 주 경제성장률 평균을 9.85%로 만들었다. 특히 인도가 경기후퇴를 보인 2013년 구자라트주의 경제성장률은 8%로 상당한 격차를 만들어냈다.

지난 2003년 이후 인도를 보는 해외의 시각은 BRICS로 대표되는 신흥 강대국에서 위기에 빠진 신흥국 중 하나로 격하됐다. 나아가 신분계급과 낙후된 정치체제로 성공하기 힘든 나라로까지 분류되고 있다. 지금도 이런 배경 아래 '모디노믹스'가 해법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도와 모디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긍정적이다. 세가지 부분에서 앞으로 인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첫째, 모디를 총리로 선출한 인도의 분위기 변화다. BJP의 모토가 '경제성장'이라면 전 집권당인 INC의 모토는 '분배주의'였다. 인도 국민들이 더 이상 분배를 통해서 인도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에 뜻을 같이 했다는 것. 특히 카스트제도에서 가장 하층민 계급인 수드라 출신의 모디에 열광한다는 것은 이제 인도가 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력한 지도자와 국민적 단합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좋은 배경이 된다.

둘째, 모디의 정책 자체에 대한 평가다. BJP는 모디가 구자라트 주총리를 역임하면서 펼쳤던 대부분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다. '친기업, 인프라 투자 그리고 부패척결'로 대표되는 모디의 정책은 과거 중국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던 시기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과거 중국의 성장기인 199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중국의 발전을 가져온 정책의 특징은 대부분 개혁과 개방,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 그리고 제조업의 투자를 중심으로 했다. 특히 모디의 정책은 덩샤오핑보다는 장쩌민 시기의 정책을 연상시킨다. 모디가 내세운 제조업 육성과 인프라 투자, FDI의 적극적인 유치 등은 1980년대 후반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세번째, BJP집권에 따른 정책적 용이성이다. 10년만에 집권당인 INC를 교체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30년만에 BJP만으로 이루어진 단독 정부가 구성됐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총선과는 달리 2014년 총선에서는 지역별 정당 지지도의 대부분을 BJP와 NDA 연합정당이 차지하고 있어 단합된 정책을 펼치기 용이한 배경이 형성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이 동일한 인도 정부의 특성상 주정부가 중앙정부의 정책을 거부한다면 정책은 제자리 걸음을 걸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모디정권의 특성은 그가 제시한 'Team India(중앙-주정부 간 협조정책)'의 실현을 가능케 한다.

인도는 2014년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던지 인도의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그리고 한국 경제에 부정적일 가능성은 낮다. '아베노믹스'와 같은 금융정책을 통한 변화가 아닌 인프라, 제조업, 친기업 정책을 통한 재정적인 투자가 주를 이룬다면 몇 년 후 실패하더라도 투자기간 동안의 긍정적 효과와 투자에 따른 인프라 시설은 남는다. 우리가 인도 경제의 성공 여부에 대해 걱정보다는 일단은 환호를 보낼 수 있는 이유다.

한국의 입장에서 인도의 변화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다. 중국에 대한 우려감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 중국에 버금가는 인구를 가진 인도 모멘텀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특히 과거 한국 성장의 중심축이 되었던 Cyclical 산업에 걸리는 기대는 높을 수 밖에 없다.

'도로시설을 확충하고 전력을 공급하고, 제조업 플랜트를 짓는다. 12억을 넘어서는 인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장으로 성장한다.' 지금까지 있는 것도 제대로 못쓰던 인도에게 모디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일단은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인도의 변화에서 우리가 얻을 것을 찾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