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대책 3개월…수도권 부동산 초여름 '된서리'
2.26대책 3개월…수도권 부동산 초여름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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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3개월 만에 수도권 매매시장은 물론, 분양시장까지 냉각시켰다.

◇ 매매시장, 석 달 만에 1.85% ↓
29일 닥터아파트 등에 따르면 2.26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 하락세로 크게 부진했다.

실제로 2.26대책 발표 후 3개월(2월27일~5월26일) 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4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광역시는 0.52%, 지방중소도시는 0.11%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발표 직전 3개월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다. 대책 발표 직전 3개월(2013년 11월 말~2014년 2월 말) 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0.40% 상승했다.

이 기간 중 박근혜 정부는 주택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 폐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2주택 분양 허용 등 주택시장 규제 완화를 공격적으로 펼쳤다.

특히 서울 재건축시장이 움직이면서 강남권에서 강북, 도심권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말 양도세, 취득세 한시 면제가 종료됐음에도 연초에 매매가가 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2.26대책 발표 후 매수자의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매매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07%, 경기 –1.00%, 인천 –1.10%, 신도시 –1.90% 등 수도권 전역에서 하락했다. 강남구 등 강남3구는 –1.40%로 하락폭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이처럼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대책에 민감한 것은 집값이 비싼 수도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전·월세 임대소득을 기대했던 다주택자들이 매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만 과세됐던 전세금 과세를 2주택 이상으로 강화했고, 2주택자 역시 2016년부터 과세키로 하면서 심리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전·월세 과세 부담이 실제로 크지 않음에도 다주택자들에게 2.26대책은 치명타였다"며 "건강보험료 인상, 종합소득 합산 등에 따른 세원노출로 다주택자의 투자수요가 줄어든 것이 수도권 집값 하락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대치동 G공인 관계자는 "소득을 노출시키는 2.26대책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문의가 많이 줄었다"며 "시장이 활발했던 1~2월 장사한 것으로 지금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분양시장, 미달 행진
분양시장 역시 참패를 거듭하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5월23일까지 1~3순위 청약을 마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94곳 총 1만8227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전 타입 1순위 마감된 단지는 28개 단지로 3분의 1이 채 안 됐다. 게다가 동탄2신도시의 경남아너스빌, 신안인스빌 리베라 2차 등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방물량이다.

권일 팀장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참패한 것은 2.26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투자수요(분양권)가 줄어 주택시장이 침체 된데다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역삼 자이 △아크로힐스 논현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3.0 △한강 센트럴 자이 △미사강변 푸르지오 2차 등이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한강 센트럴 자이'의 경우 3순위 청약에서도 3479가구 모집에 1742명 신청에 그쳐 절반 이상 미분양으로 남았다. '미사강변 푸르지오 2차' 역시 8개 타입 1066가구 가운데 4개 타입 312가구가 3순위까지 미달됐다.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1·2순위 접수 결과 211가구가 미달돼 3순위로 넘어갔다.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3.0'도 1081가구 중 155가구가 1·2순위에서 미달됐다.

문제는 하반기 분양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5월 주택경기실사지수'의 분양 관련 지수가 모두 부정적으로 나왔다. 4월까지 이어졌던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분양계획지수)까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김지은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분양시장이 그나마 주택시장을 이끌었는데, 기존 주택 매매시장이 힘을 못 쓰다 보니 흔들리는 것 같다"며 "여기에 지방선거와 월드컵,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분양시장에 더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매매시장은 분양시장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다"며 "기존 주택시장이 하락하면 신규 분양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 "부작용 최소화로 불확실성 해소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국회가 6월 내로 2.26대책을 보완 처리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없애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2.26대책 이후 국회 처리를 지켜보는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빨리 없애줘야 한다"며 "국회 처리과정이 늦어질수록 시장 침체는 더 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도 "거래 경색은 실물 경기 못지않게 정부 정책적인 영향도 크다"며 "정부는 2.26대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장 혼선을 제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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