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자동차 급발진, 이젠 '판도라의 상자'를 열 때
[전문가기고] 자동차 급발진, 이젠 '판도라의 상자'를 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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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에서 지난 100여년동안 가장 급성장한 분야 중 하나인 자동차는 분명 인류의 문명을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단순한 이동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이제는 생활필수품을 넘어 신체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정도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는 집은 사지 않아도 차는 사야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자동차는 안전하면서도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이라 할 수 있는 부정적인 사례가 바로 자동차 급발진이다. 지난 30여년동안 해결하지 못한 전 세계적인 문제로 점차 커지면서 이제는 판도라의 상자로 모두가 두려워하는 사례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급발진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발생하는 모든 사례가 모두 운전자의 실수로 판정된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도요타가 급발진 문제로 천문학적인 벌금에 대해 미국 법무부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동차 급발진 원인들이 드러났다는 것은 점차 급발진 원인 규명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이러한 사례로 인하여 정확하게 자동차 결함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징벌적 보상제도로 인해 소비자측 중심의 판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인을 밝히기 보다는 소비자에 대한 의무 소홀이나 미이행으로 판정을 내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반대로 소비자측이 모든 원인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패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 급발진 사례 중 약 80% 정도는 운전자 실수로 추정되고 나머지 20%만이 급발진 사례라고 추정되고 있으나 문제는 실제로 발생한 급발진 사고를 확인하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확인도 불가능하고 하소연할 수 있는 정부 기관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냥 자신의 액땜이려니 하고 한을 삼킨 채 눈물을 머금고 있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다.

절대로 급발진 사고는 없다고 단언하는 산학연관 관계자들도 많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3만개 이상으로 부품으로 조합된 자동차에 자신 있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함부로 결론 내릴 수 없다. 급발진은 사람의 생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필자가 이끄는 자동차 급발진 연구회에서 작년 5월 자동차 급발진 원인에 대한 기자회견에서도 쓸데없는 이론이라거나 가능성이 절대로 없다는 방해 움직임이 있었다. 이미 본 연구회에서 제시한 이론을 근거로 시험 했던 다수의 사례가 있다.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있으면 매달리고 해보려는 노력도 없이 맹목적으로 또는 계획적으로 반대하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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