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말리부 디젤] 정숙한 고속 주행에 우수한 실연비
[시승기-말리부 디젤] 정숙한 고속 주행에 우수한 실연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준중형차의 공세로 잠시 주춤했던 중형차 시장에 한국지엠이 말리부 디젤을 출시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말리부 디젤은 예약 판매대수가 출시 보름만에 연판매목표량 2000대를 훌쩍 넘어 3000대까지 초과해 2014년형 모델 판매가 조기 종료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말리부는 차체 크기와 가격, 연비 면에서 현대차 LF쏘나타, 폭스바겐 파사트 등과 자웅을 겨룬다. 한국지엠은 국산 중형차 가운데 처음으로 말리부에 디젤 엔진을 얹어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벌GM 독일 자회사엔 오펠(Opel)이 생산한 2.0 디젤 엔진과 2세대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가 만났다.

지난 9일 주말을 이용해 말리부 디젤을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몰아봤다. 시동을 켜자 디젤 모델 특유의 배기음과 진동이 느껴졌다. 가솔린 모델과 비교되는 건 사실이지만 수입 디젤 차량이나 쉐보레 크루즈 디젤 모델 등과 비교하면 실내 소음과 진동은 심하진 않았다.

오펠의 디젤 엔진은 직접연료분사 방식의 2.0리터 4기통 첨단 터보로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m. 엑셀을 밟았는데 페달 감각도 둔했고 차도 다소 무겁게 나아가는 느낌이었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115kg나 늘어난 공차 중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속구간을 지나 시속 40km 이상에 접어들자 고속구간에 유리한 차로서의 면모가 돋보였다. 엔진 소음과 진동이 더 줄어들고 안정적이고 빠른 가속이 붙었다.

브레이크 응답성도 빠른 편이라 제동력이 고속구간이나 빗길에서도 우수했다. 또 언덕길 밀림방지 장치 성능이 뛰어나 경사도가 심한 오르막길 위에서 정차 뒤 브레이크를 떼도 차량이 뒤로 밀리지 않았다.

안정적인 서스펜션과 스티어링은 만족스러웠다. 핸들이 적당이 무거워 고속 주행에도 흔들림을 거의 느끼지 못했으며 서스펜션이 물렁해 과속방지턱이나 비포장도로에서 운전석과 뒷좌석에서도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차체가 묵직함에도 도로에 밀착되듯 쏠림 없는 코너링도 장점이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시승을 마친 뒤 연비는 기대이상이었다. 3일 간 서해안 고속도로와 시내 일반도로 등을 고루 달리며 평균 연비를 측정한 결과 15.9km/ℓ로 나타났다. 급제동과 급가속을 가급적 피하고 일반 주행습관대로 운전한 결과 공인연비인 13.3km/ℓ를 넘어서는 결과를 얻었다. 폭스바겐 파사트 디젤 모델의 공인 연비가 14.6 km/ℓ인 점을 감안해도 말리부 디젤의 연비는 훌륭한 편이다.

다만 연비가 좋은 데 따른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시승을 마칠 때쯤 연료 경고등이 들어왔다. 주행가능거리를 보니 100km 가량 남은 상태. 보통 가솔린 차량이 50km 가량 주행할 수 있는 연료인 5리터 정도가 남았을 때 경고 표시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하지만 보통 연료가 10% 미만일 때 연료부족 경고가 뜨고 말리부 디젤의 주유가능량이 73ℓ인 것을 감안하면 오류는 아니었다. 쉽게 계산되지 않아 우선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을 뿐.  우수한 연비와 주행가능거리만 믿고 더 달렸다간 도로 위에서 발이 묶일 수도 있으니 연료 경고 표시가 뜨면 주유소로 가는 것이 좋겠다.

말리부 디젤은 LS디럭스가 2703만원, LT디럭스는 2920만원. 디젤 엔진을 얹었으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