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 임박…건설사들 '채비'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 임박…건설사들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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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현대산업개발 등 전담팀 구성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오는 25일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전담조직을 신설·정비하는 등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제동이 걸리면서 리모델링이 주택 정비사업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리모델링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던 쌍용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외에도 삼성물산, 금호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아파트 중 경과연수 15년을 넘어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할 수 있는 곳은 총 428만5130가구로, 이 중 46%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가구당 사업비를 1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리모델링 시장의 잠재적인 가치가 수백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때문에 건설사들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조직 개편 등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고 리모델링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례를 보유한 쌍용건설은 2000년부터 전담팀을 운영하면서 수주전을 펼치는 중이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리모델링 시공 실적(4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완공된 리모델링 단지를 내세우며 이 분야의 기술축적 선두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맞춘 평면을 이미 개발했으며 특허 출원을 추진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맞춘 평면을 이미 개발했으며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 내진 등과 관련해서는 이미 특허등록을 마친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2007년 서울 방배동 궁전아파트 리모델링으로 국내 최초의 단지 전체 리모델링 시대를 연 이래 각각 1개층, 2개층을 수직 증축한 서울 '당산 쌍용예가 클래식', 마포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 등을 통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까지 축적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경기 성남시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분당 한솔주공5단지의 사업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단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기존 15층을 18층으로 높이고 가구 수도 15% 확대하는 설계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리모델링 담당 부장은 "정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 통과 등에 맞춰 설계안을 이미 마련했다"며 "기존 1156가구에 170가구를 추가, 15층에서 18층으로 리모델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4.1대책을 전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 TF팀을 운영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올 들어 서울 청담동 '청담두산'과 대치동 '대치우성2차'를 각각 리모델링한 '청담 래미안 로이뷰'와 '대치 래미안 하이스턴' 등 2개 리모델링 단지를 완공했다. 현재 서울 강남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사업대상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전담하는 그린리모델링사업그룹을 신설했다. 건축사업본부 산하로 활동하는 이 조직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수주, 사업 계획, 구조 검토, 평면 설계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은 2년여 전부터 검토하고 있었다"며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대상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브랜드 '어울림'으로 잘 알려진 금호산업도 리모델링 전담팀을 연초에 출범시켰으며 제주국제공항, 마크호텔 등 빌딩 리모델링 시공 경험을 앞세워 수직증축 등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리모델링팀 관계자는 "평면개발, 단지 설계 등을 작업 중이며 하반기에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도 재건축·재개발 부서에 리모델링 담당자를 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직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 뛰어들지 않고 시공실적도 없어 별도 팀을 구성하진 않았지만 사업이 활발해질 경우 수주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 예정 단지들을 대상으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성 분석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과 분당 등 입지 측면에서 검증된 단지들이 수직증축을 추진하는 만큼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직증축에 맞춰 개선된 설계나 시공기법 등도 잇따라 개발·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재건축과는 달리 리모델링은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수직증축을 적용한 첫 번째 단지가 내년 하반기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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