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 작전 2
15회 - 작전 2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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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배가 저에게 부탁이 다 있다니요. 웬일입니까. 그런데 제가 해야 될 일이 뭡니까? 김 선배.”

우일이 커피잔을 들다 말고 충석에게 물었다.

충석이 주위를 한번 둘러보며 가까운 자리에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조용히 말했다. 아무리 신문사에서 한 블록 떨어진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남이 들으면 좋을리 없으니 주의하고 볼일이었다.

강 우일은 충석의 대학 후배로 금융단을 출입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충석이 출입하던 곳을 물려준 탓으로 평소에도 충석을 잘 따르는 후배기자였다.

“얼마 후에 동방은행 해외투자 유치 로드 쇼가 있다는 거 알고 있지. 아마 금융단에서 기자한 두명이 풀기자로 따라가게 될거야. 우리나라 외자 유치의 모범 사례로 대대적으로 선전 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우선은 우일이 네가 이번 동방은행 로드 쇼에 금융단 대표로 나가는 일이고, 따라가서는 협상단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상대방 핵심요원을 파악하여 접근하고 적절한 시간에 블룸버그통신에 뜨는 기사를 전달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할 수 있지.”

“너무 피상적인데요.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충석이 다시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 말을 이었다.

“우일이 네가 이번 동방은행 로드쇼에 금융단 대표로 따라가게 될꺼야. 편집국에서 그렇게 하기로 했어. 취재비도 별도로 두툼하게 지원될 거야. 나가서 보면 이번 주간사인 워싱턴 펀드의 막후에서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친구가 있을 거야. 네가 잘 모르겠으면 즉시 연락해 그러면 내가 알려 줄게. 아마 직접 회의석상에는 들어가지는 않을 거야. 이런 일에는 사전에 조율을 담당하는 친구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그 친구를 파악한 후 정식으로 협상단이 공식회의를 하고 협상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항상 노트북에 블룸버그를 띄워 놓고 있다가 특정한 기사가 나가면 즉시 프린트를 뽑아서 그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해 주면되는 거야.”

“기사를 전달해 주다니요. 무슨 기사인데요.”

“협상이 연기되거나 파기되도록 하는 기사지. 동방은행에 불리한 기사가 협상 타결 전에 통신에 뜰거야. 통신에 뜰 때 쯤 해서 내가 미리 알려 줄게. 그러면 휴대용 프린터로 출력을 해서 협상을 주관하는 친구에게 슬그머니 전달해 주면돼. 그 대신 반드시 협상단 테이블에 전달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될 거야. 그 점만 주의하면 돼.”

“기사를 전달해 주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다른 일은 없구요.”

“기사의 의미를 일깨워 주면 더욱 좋겠지. 하지만 그런 협상에 나오는 친구니까 기사의 의미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거야.‘

“구체적으로 무슨 기사인지는 알 수 없습니까?‘

“나도 구체적으로는 잘 몰라.”

“그러면 협상이 파토가 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협상이 깨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걱정 할 것 없어. 다른데서 그 이상으로 외자 유치가 될 거니까.”

“형님하고 가까운 대성은행과 관련된 겁니까? 대성은행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겠네요.”

“대충 그런 셈이지. 아무튼 이번에 수고 좀 해주어야겠어. 여기 필요한 게 있으니 확인해 봐.”

충석이 새로 구입한 노트북과 핸드폰, 포터블 프린터 그리고 따로 준비한 봉투를 건네주었다.

“그 노트북은 유무선 동시에 쓸 수 있는 랜카드가 장착된 거니까. 협상장 장소 상황 봐가면서 무선이나 유선 아무거로나 쓰면 돼. 언제나 블룸버그를 띄워 놓고 1분에 한번씩 리로드가 될 수 있게 해 놓으라고. 그리고 이건 따로 나랑 통화할 때 쓸 핸드폰이야 로밍 서비스가 되는 거니까 언제나 열어 놓고 있어야 돼. 그리고 이건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초소형 프린터니까. 항상 노트북과 함께 들고 다니라고. 필요하면 즉시 뽑아서 건네주어야 돼.”

“야, 이거 007 첩보 장비 같네요. 준비하시느라 돈 좀 들어 갖겠습니다. 다 쓴 다음에 반납해야 합니까?”

우일이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돌려줄 필요 없어. 그냥 쓰라구. 그리고 이건 따로 주는 취재비야. 내가 준다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받아 둬.”

“대성에서 나오는 겁니까?”

“대충 그런 셈이야. 그냥 그렇게 알고 부담 없이 다 쓰고 와. 성공하고 돌아오면 또 한 봉투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

우일이 봉투를 열어 보더니 감탄사를 발한다.

“와 이거 엄청 나군요. 덕분에 잘 쓰겠습니다.”

“미국에 도착하면서부터 수시로 나와 연락해야 돼. 잠깐 한눈팔다 시간을 놓치면 만사휴의야.”

“알았습니다. 저 생각 보다 꼼꼼한 놈이라는 거 선배님도 잘 아시잖아요. 걱정 꽉 묶어 놓으십시오.”

“자 그러면 다른 궁금한 사항은 천천히 또 얘기하기로 하고 이만 한잔 빨러가지. 내가 봐둔 방석집이 있으니까 오늘은 거기 가서 한잔 코 삐뚤어지게 먹자구.”




“이봐, 김 비서. 여신부장 좀 올라오라고 해줘.”

평일이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인터폰에 대고 한마디 했다.

“김 부장. 동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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