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D-10…최대 수혜지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D-10…최대 수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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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지난해 4.1대책에 포함된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법안이 1년여 만인 오는 25일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에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는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증축할 때 위로 3개층까지 올려 지을 수 있다. 가구 수도 15%까지 늘릴 수 있게 돼 리모델링 수익성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직증축으로 늘어난 물량을 일반분양함으로써 추가분담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전용 85㎡ 1000가구로 구성된 아파트 단지를 가구당 103㎡로 늘리는 리모델링을 할 경우 수직증축이 안 되면 가구당 2억원가량의 공사비를 내야 한다. 하지만 3개층을 수직 증축해 추가로 150가구를 만든 뒤 일반분양(분양가 3.3㎡당 1800만원 추정)하면 기존 집주인들의 부담금은 1억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에 적용되는 소형주택 의무비율이나 기부채납과 같은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준공된 지 15년이 지나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400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 분당, 지자체 지원사격 더해져 '들썩'
특히 리모델링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곳은 수도권 1기신도시인 분당이다. 준공된 지 20여년이 지나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 아파트값(3.3㎡당 평균 1500만원)도 높은 편이라 신규 아파트 분양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분당신도시는 전체 아파트의 76%인 8만6339가구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1기신도시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12개 단지 중 8개 단지가 몰려있기도 하다. 정부의 리모델링 정책 발표에 이 지역 주택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지자체의 리모델링 지원까지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분당의 리모델링 사업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는 최근 분당신도시의 노후 공동주택 문제를 해결해야 할 최우선 정책 과제로 설정하고,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를 비롯해 분당신도시 6개 단지 5223가구를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조합설립을 마친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와 한솔마을 주공5단지는 사업에 속도를 내 내년 중으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구자선 한솔마을 주공5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3개층을 올려 가구 수를 늘리면 조합원이 추가로 내야 할 분담금이 기존 7000만~1억원에서 최대 40%가량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성 개선으로 리모델링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매화마을 1단지의 경우 내달 10일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곧바로 건축심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원용준 매화마을1단지 조합장은 "내달 시공사를 선정하고 안전진단 후 내년에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정책성 호재로 아파트 시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들 단지들이 리모델링 호재로 올 들어서만 매매가가 3000만원가량 뛰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한솔마을 주공5단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얼마 전 전용 51㎡형이 최고 3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고점을 찍었던 2010년 시세를 거의 회복한 것"이라며 "집값도 올해 초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라고 말했다.

◇ 반포 미도, 서울 강남권 리모델링 사업 '포문'
서울에서도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마친 개포동 대치2단지가 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서초동 삼풍아파트와 신반포 한신아파트 일부 단지들이 수직증축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남권 리모델링 사업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수직증축 리모델링 가(假)설계안을 마련한 '반포 미도'가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 구성을 시작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갑성 반포미도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막대한 공사비 부담으로 사업이 지연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직증축이라는 대형 호재가 터지면서 리모델링을 다시 시작하자는데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 3개층까지 증축하기 위해서는 두 차례로 강화된 안전진단과 설계검토를 받아야 해 현재는 수직증축이 반영된 본설계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수년간 사업이 지연됐던 만큼 사업 재개에 따른 기대감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말에 비해 시세가 1억원 이상 뛰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지난해 말 7억원 선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8억원까지 가격이 오른 상태다. 지난달 리모델링 조합의 추진위 구성을 위한 대의원 모집공고가 나간 이후에는 한 달 새 가격이 1000만원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반포 미도'가 강남권 중층 아파트 리모델링의 포문을 열면서 인근 서초동 삼풍아파트, 신반포 한신아파트 일부 단지들도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 미도'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은마나 개포주공 등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들은 모두 1982년 이전에 준공됐다"며 "현재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들은 대부분 2020년 이후에나 재건축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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