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잠식에 당국 옥죄기…온라인 자보 전업사 '역사 속으로'
대형사 잠식에 당국 옥죄기…온라인 자보 전업사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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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악화 등 생존 위협에 줄줄이 업종변경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시장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만을 취급하는 전업사들은 '생존'을 목적으로 줄줄이 업종변경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온라인 자보 전업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손해율 악화에 자산운용 수익도 미미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상호명을 '현대하이카다이렉트자동차보험'에서 '현대하이카다이렉트손해보험'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에서 공식적으로 자보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보험사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00년 가장 먼저 차보험 전문판매업을 시작한 악사손보의 경우 2003년 종합보험인가를 받아 상호를 변경했고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2009년 6종목의 보험업 영업을 추가로 허가받으며 2010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보 손해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해 더 이상 단일 종목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워졌다"며 "대형사와 달리 온라인 전업사는 자산운용 수익도 미미해 불가피하게 업종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중소형 사들이 도태되게 된 데는 자보 손해율 악화가 주된 원인이다. 보험금 정액제, 기상악화 등으로 자보 손해율은 2011회계연도 82.3%에서 2012회계연도 84%, 지난 회계연도 87.8%로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손보사들이 적정 손해율로 보던 77%를 훌쩍 넘겨왔다.

자산 규모가 작은 탓에 자산운용수익이 적은 것도 경영난의 주된 요인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자보 손해율에 따른 손실을 자산운용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 실제 2013회계연도 11월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은 최대 1조0105억원에서 750억원을 기록했지만 온라인 전업사들은 악사손보 131억원, 더케이손보 81억원, 하이카다이렉트 67억원, 에르고다음 10억원 등 미미한 수준이었다.

◇ 보험료 인하압박에 중소형사 도태

이처럼 손해율이 악화일로에 있지만 금융당국은  블랙박스 특약과 마일리지·서민우대 자보 출시 등 원수보험료 감소요인 정책만 내놨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영난 역시 자구노력을 통한 해결을 주문해 왔다. 

여기에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대형 손보사들은 삼성화재를 필두로 자보료 인하를 주도했다. 이에 중소형사 및 온라인 전업사들은 가격경쟁력이 뒤쳐질 것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자보료를 인하하는 등 경영난이 더욱 심화됐다.

이에 결국 에르고그룹은 국내 보험시장에서 사업철수를 결정했으며, 그린손보(현 MG손보)는 자보 시장점유율을 줄이는 전략을 펼쳤다. 적자난에 허덕이던 온라인 전업사들은 생존을 위해 일반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온라인 자보 시장은 종전 '터줏대감'인 온라인 전업사가 대거 밀려나고 대형사들이 잠식했다. 온라인 개인용 자보 시장점유율은 온라인사가 2009년 62.3%에서 2013년 35.8%까지 26.5%p 감소한 반면, 대형사는 11.5%에서 39.9%까지 28.4%p나 상승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과 자산운용에서 자보부문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대형사들은 자보시장이 척박해져도 생존 가능하지만 장기보험을 영업하지 않는 전업사들은 상황이 다르다"며 "외부 요인으로 발생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위기를 당국이 외면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금감원은 버틸 수 없는 보험사는 과감히 사업을 접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은 자보영업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힘든 회사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며 "자보는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대형사들이 영업하고 중소사들은 성장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전문적으로 나서는 게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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