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두낫콜 서비스'
[전문가기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두낫콜 서비스'
  • 김동원 보험개발원 개인정보보호팀장
  • kdwon@kidi.or.kr
  • 승인 2014.02.28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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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보험개발원 개인정보보호팀장
지난 2012년 말 금융위원회는 "개인 동의없이 자동차보험 가입권유 전화 못한다"는 자동차보험 마케팅관련 제도 개선조치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마케팅 동의서 사전제출 의무화 등 4가지 조치가 담겨있는데 그 중에서 소비자와 보험사에 가장 주목을 받았던 조치는 '두낫콜(Do-Not-Call) 등록제도' 시행일 것이다.

두낫콜 제도는 자동차보험보험 가입권유 전화를 받기 싫은 소비자들이 보험개발원에 신청만 하면 이틀 뒤부터 보험사들은 전화를 할 수 없게 되는 제도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기가 언제 어떻게 동의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과거에 한 동의를 한꺼번에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반가웠을 것이다. 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전화를 통한 자동차보험 영업에 당장 큰 제약요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많은 걱정을 했었다.

업계에서는 "두낫콜 신청이 활성화될수록 자동차보험 영업은 제약을 받게 되고, 온라인 영업비중이 클수록, 공격적인 영업을 할수록, 아웃바운드 비중이 높을수록 영업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었다. 그 만큼 자동차보험 업계에서 두낫콜 제도 시행은 뜨거운 감자로 주목을 받았었다.

두낫콜 서비스는 지난 4월부터 시행했는데 9월까지는 월평균 30건 수준으로 그 신청이 상당히 저조하였다. 그러다가 10월에 인터넷서비스를 오픈하고 모 라디오 방송에 소개가 된 이후부터 두낫콜 신청이 월평균 2천건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배경을 조사해보니, 여러 네티즌들이 라디오 방송 내용을 "소비자를 위한 정말 좋은 서비스"라고 자진해서 자기가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나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게시판 등에 자발적으로 알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게시판 댓글에 나타난 소비자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두낫콜 서비스 시행을 반기고 있었으나 일부는 의외의 반응도 있었던 것이다.

약 3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의 대부분은 "드디어 괴로운 안내전화에서 해방되겠네요", "조금 먼저 알았으면 좋을 뻔!(만기가 지났음)"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었다.

반면 약 10%에 달하는 누리꾼들은 "전 여러 군데서 전화 오면 그 중 가장 저렴한 곳에 가입하는데 오히려 비교해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하는 엇갈린 반응도 있었다.

이러한 엇갈린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궁금해서 관련 통계를 분석해 보았다. 10월부터 12월까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대략 약 500만건 정도 되는데 그 기간 동안 두낫콜을 신청한 소비자는 약 6천명 정도로 해당 계약 대상자의 0.1% 밖에 지나지 않아, 생각했던 것 보다 두낫콜 신청률이 상당히 저조했다.

실제로 두낫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개발원에서도 직원들의 신청비율은 채 5%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 일부 직원은 보험만기에 보험료 안내 전화가 오지 않으니 일일이 보험사에 전화해서 알아봐야 하니 불편하다고 두낫콜 신청을 철회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기 때가 되면 여러 보험사에서 전화를 하니 불편할 수도 있으나 그런 경우에는 전화에 대고 "더 이상 전화하지 말라고" 한 마디만 하면 더 이상 전화를 안하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통화 과정에서 불쾌감을 조장하는 등 문제가 있는 일부 경우에는 민원으로 악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일부 까칠한 소비자들에게까지 마케팅 전화를 해서 악성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 보험사는 개발원에 등록된 두낫콜 신청자 명단을 활용하고 있고 민원 감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자동차보험 두낫콜 제도야 말로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 정말 바람직한 서비스라고 본다.

더군다나 올해 1월 1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서도 전화판매권유사업자를 대상으로 두낫콜 등록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하니 보험소비자와 보험회사 모두 좋은 서비스를 발 빠르게 시행한 자동차보험 두낫콜 서비스는 우리 보험업계가 자랑할 만한 모범 사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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